
대한민국은 미국과의 안보 동맹 및 접경지역의 군사 안보 강화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적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국가안보 우선이라는 명목은 접경지역의 군사 안보와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해 왔으며, 이러한 이유로 특수상황 접경지역인 연천군은 제대로 된 산업 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연천군의 쇠락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상흔이다. 연천군은 남북 분단 이후 70여 년간 최전방에서 접경지역 및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늘 뒷전으로 밀려왔다.
새 정부는 세계 경제안보 속에서 접경지역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 가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재명 정부의 미래성장 전략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반세기가 다 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하여 수도권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된 지 43년이 흘렀다. 그사이 서울과 경기 남부, 북부지역의 경제 격차는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벌어졌다.
연천군은 수도권으로 분류되지만 고령화지수, 재정자립도, 사회간접자본(SOC)은 비수도권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여기에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등 이중 규제로 인한 개발 제한은 연천군 발전의 마지막 불씨마저 사라지게 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이나 이 대통령이 강조한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수도권과 지방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 가능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여기에 접경지역을 삼분화하여 연천군 등 접경지역은 수도권으로 묶인 규제를 풀고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경기 최북단에서 연천군 주민들은 지난 70여 년간 군사시설 규제, 군사 훈련으로 인한 소음, 북한의 중면 고사포 실사격 피해 등 우리 군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내왔다. 언제까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소외와 차별을 감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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