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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리스크 돌파…"코스피 연내 3400 보인다"

내년 상반기까진 3600 전망
방산·조선·화장품·엔터 굿
시장 과열로 7월 조정 가능
"2분기 실적발표 후 재진입"

  • 정유정
  • 기사입력:2025.07.13 16:08:13
  • 최종수정:2025.07.13 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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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증시를 이끈 방산, 조선,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하반기에도 주도주로 꼽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단기 조정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8월 1일로 연기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9일 기준 코스피 3100선을 웃돌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연내 3400선, 내년 상반기에는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3400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슈가 있었지만 코스피는 3100선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국가는 한국, 중국, 독일 정도에 불과하다"며 "공통적으로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폴리시 믹스 국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글로벌 경기 정체로 한국의 리플레이션 기대가 부각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장기 배당 성향 확대, 잠재성장률 개선, 자사주 매입 소각 확대 등으로 유효성장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피가 2026년 상반기까지 36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은 실적·관세·재정 불확실성 구간에 진입하며 숨 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코스피는 2800~3300선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는 방산, 조선, 전력기기 등 대외 환경에 비교적 덜 민감한 업종이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순 주가 부담으로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조선·방산·원전·전력기기는 이익 펀더멘털과 모멘텀이 견조하며, 증권업종은 거래대금 증가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비중 중립 이상을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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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 인디 화장품 브랜드, K팝, 콘텐츠 등이 해외에서 선전하면서 화장품과 엔터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열리면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55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글로벌 수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과열되면서 7월 단기적인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중순 이후 코스피가 오르는 과정에서 V-코스피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며 "거래대금 회전율, 신용, 개인투자자들 거래 비중 등이 시장의 과열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동성 장세는 마지막에 주도주로 매기가 쏠리면서 끝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주도 업종인 조선, 방산, 원전에서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조선·방산·원전은 한국이 계속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이지만 주가가 내릴 수 있다"며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2분기 실적 발표 후 조정받은 주도 업종을 다시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국내 증시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7일까지 약 4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도 뒷받침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고배당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의무 소각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 단기적으로 관세,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초까지는 관세협상 방향에 따른 등락 반복 구간에 대응해야 한다"며 "일시적 조정 시 재진입 가능한 업체로는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산업재 등 인공지능(AI)·로봇·공급망 재편 관련주와 정부 지출 증가 수혜 업체 중심의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증시가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낙관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 동안 공개된 미국의 실물경기 지표들이 견조했다"며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또한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어 "여전히 이익 가시성이 높은 곳은 AI 관련 기술주"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무역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만큼 상호관세 합의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띠고 있다. 연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하락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반등 후 사상 처음으로 160달러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기준 엔비디아는 올 들어 19.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메타(23.08%), 마이크로소프트도(17.82%)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수혜주로는 금융주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섹터 내 은행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최근 스트레스 테스트 기조 완화로 대형 은행들이 배당을 늘리면서 주가 상승 여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형 은행에 적용하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규제 완화로 은행들의 자본력은 물론 주주환원 정책과 인수·합병(M&A)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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