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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경주

  • 우성덕
  • 기사입력:2025.06.17 16:14:44
  • 최종수정:2025.06.17 16: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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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 야경.
경주 '동궁과 월지' 야경.
경주시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가득 찬 도시다. 특히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경주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도시 전체의 미관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APEC 정상회의 기간은 경주의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물드는 시기다. 경주시는 이 기간 세계 각국 정상과 영부인들이 한복을 입고 경주의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단풍과 함께 찍은 사진이 전 세계에 소개된다면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경주는 '신라의 달밤'이라는 노랫말처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다. 이에 주요 문화유산 중에서도 야경이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많다.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첨성대다.

첨성대 주변은 밤이 되면 붉은색부터 청색, 황색 등 8색을 조합한 경관조명이 비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첨성대 주변 산책로도 은은한 조명이 설치돼 있어 야경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궁과 월지'도 경주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다. 신라 왕궁의 별궁 터였던 경주 동궁과 월지는 다른 부속건물들과 함께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면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이곳에서 연회를 베푼 장소다. 월지는 신라를 대표하는 연못 유적으로서 연못 가장자리에 굴곡을 줘 어느 곳에서 보아도 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수 없도록 조성된 게 특징이다. 이는 좁은 연못을 넓은 바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으로 신라인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동궁의 건물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과 월지에 반사된 모습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월정교 역시 밤이 되면 진가가 더욱 빛난다. 남천강 위로 자리하고 있는 멋진 다리의 모습은 황홀한 야경의 백미다.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월성과 남산을 연결하는 다리로 알려져 있다. 왕족들이 머물던 공간인 월성과 신라 불교의 성지인 남산을 잇는 다리로서 단순한 교각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다. 긴 화랑을 지탱하고 있는 붉은색의 기둥과 푸른색의 단청이 조명을 받아 더욱 화려하게 빛나 황홀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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