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지도, 다치지도 말자."
올 추석, 모처럼 만난 가족 간에 나눈 덕담(words of blessing, well-wishing remarks)이다. 의대 증원 발표 이후 계속된 의정 갈등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일이다. 환자나 노인, 산모 등 긴급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겐 즐거워야 할 명절 연휴(holiday season)가 '의료 대란(medical chaos)'과 '응급실(emergency room) 뺑뺑이'라는 악몽을 걱정하는 며칠이 됐다.
우리 의료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우수하다고 한다. 이런 서비스를 국민 모두가 계속 누릴 수 있게 하려면, 의료인과 정부 모두 이기고 지는 게임을 해선 안 된다. 유연성(flexibility)을 가지고 '무한 마인드셋(infinite mindset)'으로 전환해 한 팀이 돼 머리를 맞대야 한다. 비단 의정 갈등만이 아니다. 조직을 운영하는 모든 리더에게 이런 자세는 꼭 필요하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비즈니스나 인생은 축구나 야구처럼 단기 게임, 유한 게임(finite game)이 아니라 지속해야 할 무한 게임(infinite game)"이라고 말한다. 여기선 단기 승패와 규칙에 대한 집착을 넘어(beyond obsession with short-term wins and losses and rules), 무한 마인드셋을 가지고 오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we must aim to last for a long time with an infinite mindset).
리더가 무한 마인드셋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우선 정당한 이유를 옹호해야 한다(Champion a just cause). 정당한 명분은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 미래에 대한 이상적 비전이다. 사람들은 정당성을 가진 조직에서 일할 때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이런 곳에선 다소 힘든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희생하며 기꺼이 머문다.
신뢰하는 팀을 육성하는 것(Building up trusting teams)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팀에서 일할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 불이익을 당할까, 해고될까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나 실패,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말하고 교육 훈련을 요청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또 가치 있는 경쟁자에게 배우는 것(Learning from worthy rivals)도 필요하다. 경쟁자는 내 약점을 드러나게 한다. 무한 게임에서 새 경쟁자는 언제든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경쟁자를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쟁자를 인정하고 그들에게 배워 끊임없이 내 약점을 보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존적 유연성도 보여야 한다(Display existential flexibility). 그동안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에 관계없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방향을 바꾸는 개방성을 키우라는(cultivating an openness towards a better future) 말이다. 급변하는 세태에 맞춰 혁신을 시도하고 단기 손실까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기 있게 이끌어야 한다(Lead with courage). 세상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정당한 이유, 신뢰하는 팀, 유연성을 갖추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용기를 잃지 마라. 신뢰와 협력 속에 번창하는 조직의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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