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 가을? 아니다. 이제는 바가지의 계절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축제와 함께 다시금 ‘바가지’라는 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적발되는 분위기다.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이번 편은 ‘가을축제 바가지’ 랭킹 편이다. 축제를 틈타 슬금슬금 기어오르는 이 바가지. 도대체 언제쯤 근절이 될까. 째려보시면서 바가지 축제 현장, 피해가시길. 당연히 SNS를 통한 신고는 언제든 준비해 두시길.
1. 진주 남강 유등축제 강타한 1만원 닭강정
넘버원 축제 바가지, 유등이다. 진주 남강하면 가을축제 1순위로 꼽히는 유등축제. 이번엔 닭강정 바가지다.
10월4일부터 19일까지 열린 남강유등축제에서 논란이 된 건 닭강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진주 남강유등축제에서 매우 적은 양의 닭강정을 1만원에 구매했다는 글이 확산하면서 뭇매를 맞았다. 사진을 보면 1만원짜리라는 음식 상자에는 닭강정과 감자튀김이 소량 들어 있다. 진주시는 즉각 대응에 나선다. 축제장 현장 점검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 논란이 된 닭강정을 판매한 푸드트럭을 퇴출한 것.
푸드트럭 임대료 대대행 논란도 이어졌다. 하루 임대료가 100만원을 찍었다는 소문이 돈 것. 진주시는 사실 확인에 나서 임대료가 하루 12만5천원꼴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다고 팩트체크에 나섰다. 그나마 시의 발빠른 대응이 논란을 잠재운 케이스다.
2. 제주 대표 탐라문화제 4000원 김밥 논란
이번엔 제주다. 대표 가을 축제인 제64회 탐라문화제에서 화제가 된 김밥 논란이다. 탐라문화제는 매년 가을 열린다. 올해는 10월10일부터 14일까지 이어졌다.
제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 탐라문화제에서 판매된 4000원짜리 김밥’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온다. 게시글 작성자는 김밥 사진을 함께 공개하며 “다른 메뉴는 잘 모르겠지만 이 부실한 김밥을 김밥이라고 할 수 있냐”라고 지적한다.
사진을 보면 김밥의 ‘내용물’이 거의 없다. 흰쌀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단무지 한 줄과 얇은 달걀 지단, 당근 몇 조각만이 속 재료로 담겨 있었던 것.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집에서 싸 온 김밥 같다”, “저걸 4000원에 판다고?”, “이러니 관광객이 다시 오겠냐” 등의 반응 일색이다. 지자체가 확실히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3. 충남 계룡 지상군 페스티벌 바가지 우동
충남도 예외는 아니다. 계룡 지상군 페스티벌에 등장한 우동 바가지 사례다. 지상군 페스티벌은 지난 9월17일부터 21일까지 열린 군관련 축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상군 페스티벌 푸드트럭 바가지 신고한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축제 현장에서 판매되는 음식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어묵 꼬치 3개와 우동 한 그릇이 담긴 용기가 보인다. 글을 작성한 게시자는 해당 음식의 가격은 어묵 3000원, 우동 8000원이라고 소개한다.
이 게시자는 “어묵은 그렇다 쳐도 우동은 국물하고 면, 단무지 2개에 8000원이 말이 되냐”라며 “요즘 바가지 가격으로 논란도 많았는데 너무 심하다”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추운데) 아이한테 먹으라고 사준 내가 창피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누리꾼들은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누리꾼들은 “저 우동은 딱 2000원이 적당해 보인다”, “축제가서 음식 사 먹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들 당하고도 사드세요?”, “제주도를 시작해서 전국 팔도가 모두 눈탱이네”, “저 우동은 좀 심각하네. 근데 저곳 며칠 뒤엔 어묵 5000원에 팔더라”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4. 부산 꿔바로우 ‘적반하장’ 사건
지난 10월19일 막을 내린 부산 차이나타운 문화축제에서도 바가지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방문객이 값 비싼 음식에 실망해 업주에게 항의했다가 사과가 아닌 욕설과 위협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다.
축제는 부산 동구에서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부산 최대 화교 거주지인 차이나타운은 작은 상하이로도 불리우며 이색적인 볼거리와 맛으로 한·중 문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곳이다.
한 방문객은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차이나타운 ’2만2000원 꿔바로우‘ 10조각 논란, 술 취한 사장 욕설·행패’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10조각에 2만2000원을 받았다며 불만을 터뜨린 건데, 양이 적다고 항의하자 술취한 사장이 행패를 부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직접 겪어보니 호구 당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욕설과 위협까지 받아 정말 기분이 좋지 않은 축제였다”고 회상했다.
누리꾼들의 지적은 둘로 나뉜다. “꿔바로우는 원래 양이 적다. 너무 적지는 않아 보이는데” “10조각이면 많이 나온 거 아닌가” 등 바가지라고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한 쪽이다. 반대로 “음식 양을 떠나 기본 인성이 안 되어 있는 가게다” “일본이나 베트남, 태국, 필리핀으로 가는 이유가 있지” “욕설, 모욕에 폭행으로 신고하지 그러셨냐” 등 비판을 쏟아낸 쪽도 있다.
* 바가지 발견했다면? QR로 바로 신고
그렇다면 바가지 발견 신고는 어떻게 할까. SNS를 통해 불만을 제기해도 되지만 정부가 지정한 창구가 있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과 외국인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바가지요금 신고 창구’로 체계를 정비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역별로 분산된 신고 창구는 각 시도에서 운영하는 ‘지역번호+120’ 지자체 신고 창구,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1330’ 관광불편신고센터로 연계 운영한다. 각 번호로 신고가 접수된 내용은 해당 지자체와 관계기관으로 전달해 현장 확인, 필요시 제재 등 조치를 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현장에서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활용한 간편 신고 서비스도 있다. 관광객은 관광지도, 안내책자 등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바로 신고할 수 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