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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에 우는 치킨집…매출 24%가 수수료

서울시 프랜차이즈 실태조사
매출절반 배달 플랫폼서 발생
인건비보다 배달·수수료 고통
"만원짜리 팔면 4천원 떼여"
치킨가게 이익률 6%대 그쳐

  • 정석환/정슬기
  • 기사입력:2025.06.26 17:57:18
  • 최종수정:2025-06-26 19: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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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배달앱' 종속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배달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면서 플랫폼 종속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배달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4 프랜차이즈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의 절반가량인 48.8%가 배달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과 모바일상품권으로 인한 매출은 각각 43.3%, 7.9%다. 이번 조사는 커피 등 서울 소재 프랜차이즈 매장 186개소의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56.7%에 달한다. 자영업자들의 매출 절반이 온라인을 통해 발생하는 셈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독과점 현상은 더욱 강화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플랫폼 매출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6%, 42.1%로 집계됐다. 2023년 같은 달 31.7%, 26.2%보다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배달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수수료 부담까지 커졌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플랫폼 매출 중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4.0%로 조사됐다. 2023년 10월 17.1% 대비 7%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수수료, 중개수수료, 광고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배달수수료 비중이 39.2%로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중개수수료와 광고수수료는 각각 30.8%, 19.7%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화하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비용 중 온라인플랫폼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10.8%에 달했다. 특히 치킨 업종의 경우 플랫폼 수수료 비중이 17.5%에 이르러 인건비 비중 15.2%를 웃돌았다. 치킨의 플랫폼 수수료 비중은 햄버거(9.8%), 커피(6.0%) 등 다른 업종보다도 높은 편이다. 가맹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7%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높을수록 영업이익률이 낮았다. 커피와 햄버거 영업이익률은 각각 9.5%, 9.4%인 반면 치킨은 6.5%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점주 인건비를 제외한 기준으로 분석된 만큼 실제 체감 수익은 더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업계는 서로의 책임이 크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 비중이 높은 소규모 치킨 가맹점 입장에서 체감하는 배달수수료율은 훨씬 높다"며 "1만원짜리를 배달시키면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료까지 배달앱에 줘야 하는 돈이 4000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배달업계는 원재료비가 높아 마진을 내기 힘든 구조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치킨과 햄버거 모두 재료비 비중이 전체 영업비용의 절반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재료비 비중이 낮은 커피 업종도 41.3%에 이른다. 한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원재료비에 마진을 붙여 받으면서 업장이 마진을 내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온라인플랫폼과 가맹점주 간 '상생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배달, 모바일상품권 등 온라인플랫폼은 소상공인의 매출 확대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수치에 기반한 실태조사를 통해 상생 정책을 마련하고, 가맹점주의 경영 안정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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