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명씨 만난 이의원 대화 직접 들어
명씨 “김 전소장과 강혜경이 공모해 책임 덮어씌우려 해”

국회의원 공천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한 재판에서 이준 석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을 주프랑스 대사로 보내는 방안을 명씨에게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2일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의원과 명 씨의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의 전 운전기사 A씨는 이같이 주장했다.
A씨는 명씨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명씨가 2022년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할 당시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김 전 의원 보좌관을 맡으며 명씨, 김 전 의원 등과 자주 접촉한 인물이다.
A씨는 “명씨와 함께 서울 노원구에서 이 의원을 만나 차량 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며 “김영선을 파리 대사(주프랑스 대사)로 보내는 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명씨가 이 의원에게 김 전 의원을 도와달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부연했다.
A씨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했을 당시 동행했던 정황을 진술하면서 고령군수 예비후보였던 B씨를 향해 “잘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도 있었다고 했다. 명씨는 공천을 도운 대가로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받아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난 명씨는 이날 공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감옥에 있는 동안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를 9번 고소했다. 그건 감옥에서 썩으라는 얘기다”며 “홍준표를 두둔할 이유가 없다. 홍 시장으로부터 현금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어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이 수표 두 장을 받았고, 이는 개인 카드값과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 사비로 사용됐다”며 “강씨가 쓴 돈을 추적해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씨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강씨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이 명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박 시장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이언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도 언급하며 “김태열 전 소장을 통해 7차례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명씨는 “김 전 소장이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강씨와 공모했고 민주당에 붙어서 공익 제보자 포장을 했다”며 “나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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