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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헌재 폭동’ 사전모의 정황…경찰, 작성자 추적 나서

  • 이수민
  • 기사입력:2025.02.08 12:51:16
  • 최종수정:2025.02.08 12: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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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난동 모의’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서 답사 인증·평면도 공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달 19일 오전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달 19일 오전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 공격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전 모의 글이 다수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 추적에 나섰다.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에 헌재 폭력행위를 사전 모의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는 신고를 받고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갤러리는 지난달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력난동 사태 직전 불법행위를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이 곳에 이용자가 전날 오전 3시께 “헌재 주변 탐색하고 왔다”며 헌재 안팎 곳곳의 사진과 함께 ‘답사 인증 글’을 남기면서 헌재 공격 사전모의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작성자는 “헌재는 주변 담벼락도 낮고 마음만 먹으면 넘어가기는 쉬울 것 같긴 하다”며 “(경찰이 막으면) 근처 식당이 많으니까 카페 간다고 하거나 북촌에 놀러온 척하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헌재 시위 가능한 장소 확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헌재 전층의 내부 평면도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경찰 차벽을 뛰어넘을 사다리와 야구방망이 등을 준비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헌재가 지정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오는 13일을 ‘초코퍼지 입고일’이라고 칭한 글은 이날 오전까지 160여명의 추천을 받았다. 작성자는 “입고 위치는 헌재 앞이다. 입고 수량 넉넉하니 많이 찾아달라”고 적었다.

‘초코퍼지’는 빙과류 명칭이지만, 이들이 이 말을 쓸 땐 2013년 개봉한 미국 영화 ‘더 퍼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법의 통제가 사라지고 살인과 성폭행 등 모든 불법행위가 용인되는 국가공휴일인 ‘퍼지데이’에 12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작성자는 “퍼지데이가 무슨 문제 있느냐. 미정갤이 가장 바라마지않던 그날 아니냐”며 “화교 척살의 그날, 우리 손으로 척살하는 날”이라고 적었다.

앞서 이 갤러리에는 지난달 16일부터 서부지법의 담벼락 높이와 후문 출입로 등 진입 경로를 분석한 글이 올라온 사실이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임박한 17∼18일 사이에는 경찰 배치 상황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의 차종·번호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폭력 행위를 선동하는 글이 게시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이들 글을 작성한 성명불상의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에 대한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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