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나토의 국방비 증액 결의가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만약 우리의 유럽, 나토 동맹국들이 그것(국방비 증액)을 할 수 있다면 나는 아태지역의 우리 동맹과 친구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각국 국방비를 향후 10년에 걸쳐 GDP의 5%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 한국 국방예산은 GDP 대비 2.3%(61조2500억원) 수준이다.
한미는 앞으로 고위급 협의와 정상회담을 통해 국방예산 관련 논의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다음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 일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장관은 다음달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전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한일 정부와 각각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비오 장관의 첫 방한이 성사된다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는 한국에서 한미 간 관세·통상 문제는 물론이고 '나토 방식'의 국방비 증액 문제를 거론할 공산이 크다. 또 이 대통령 방미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미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한국에 똑같은 'GDP 5%'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남북 대치 상황 속에서 세계 10위 수준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 또 이미 유럽 주요국을 뛰어넘는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미국과 관련 문제를 꼼꼼하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7일 안 후보자는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비 5위로 옛날 수준의 대한민국이 아니다"며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한미 간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상준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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