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28일(현지시간) 웹 브라우저 에지에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을 통합한 '코파일럿 모드'를 새로 선보였다. 코파일럿 모드는 단순한 챗봇 수준을 넘어 브라우저에 열린 모든 탭을 AI가 읽고 비교해주거나 원하는 정보를 정리해주고 음성 명령도 알아듣는 AI 비서 역할을 한다. 구글이 장악한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생성형 AI 기능을 접목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 웹 브라우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에지 브라우저 우측 사이드바에서 제한적으로 코파일럿을 호출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코파일럿 모드는 브라우저 전체에 코파일럿을 통합한 형태로 제공된다. 사용자가 일일이 탭을 넘기지 않고도 "호텔 옵션 중 가성비 좋은 곳 알려줘" "쇼핑 탭 중 평점 가장 높은 제품 골라줘" 등 복잡한 명령을 내리면 코파일럿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정리해 제공한다.

실제로 쇼핑과 관련된 목록을 여러 개 탭에 열어 놓은 뒤 코파일럿에 "쇼핑 탭에 있는 상품을 비교해줘"라고 요청하자 평점과 할인 혜택, 배송 여부 등을 하나의 표로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주소창에도 코파일럿이 상시 등장하며 음성 명령을 통해 페이지를 탐색하거나 정보를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과거의 브라우징 세션을 기억해 이어주는 기능과 식당 예약과 같이 실제 행동을 대행해주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현재 코파일럿 모드는 윈도와 맥 사용자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되며, 설정에서 직접 기능을 활성화해야 사용할 수 있다.

브라우저는 검색, 쇼핑, 예약 등 온라인 활동의 출발점인 만큼 이를 장악한 기업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직접 행동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브라우저는 AI 활용의 핵심 무대로 부상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구글,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주요 기업들도 AI 브라우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검색 엔진에 AI 요약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브라우저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크롬에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를 통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이달 AI 기반 브라우저 '코멧'을 출시했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자체 브라우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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