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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타깃은 우리가 될듯”...트럼프 관세 폭격에 대응책 고심하는 국내 제약사들

셀트리온·SK바이오팜 등 수개월 물량 미국에 옮겨놔 전문가 “장기 대응책 마련해야”

  • 박준형
  • 기사입력:2025.04.03 11:32:31
  • 최종수정:2025-04-04 0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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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SK바이오팜 등
수개월 물량 미국에 옮겨놔
전문가 “장기 대응책 마련해야”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 발표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도 미국 수출이 많은 기업들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의약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상황 변화에 즉각 반응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를 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이벤트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에 따르면 한국은 25%를 상호관세로 부과받게 됐다. 의약품의 경우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향후 품목별 관세 발표가 나올때 함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향후 나오게 될 품목별 관세 발표에 주목하며 대응책 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방향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형사들의 경우 이미 발빠르게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곳들도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완제의약품을 수출하는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휴젤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변화에 맞춰 적절한 대응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재고의 상당 부분을 미국내로 옮겨 놓은 상황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내 공장 설립도 검토중이다.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매출 기준 미국 비중(25.8%)에 비해 유럽 비중(65.2%)이 훨씬 큰 상황이며 미국 고객사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기존 거래 관계를 쉽게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만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작년 미국서 4378억원의 매출을 올린 SK바이오팜은 “미국 내에 약 6개월분의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고, 이미 확보한 미국 CMO(위탁생산) 업체 외에 추가적인 생산 옵션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CMO 업체를 통한 외주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에 재빨리 미국 생산을 늘려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수출명 레티보)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한 휴젤은 “이제 미국 진출을 시작한 단계로,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나 정책을 계속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금 당장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수년이 걸리는 상황이라 일단 발표를 지켜보며 장기적인 대응책을 정부와 협의해 차분히 세울 필요가 있다”며 “한국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CDMO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 미국 정부와 기업들도 한국이 필요하기때문에 우리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의약품 가격을 낮춰 국민들이 의약품을 더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존 트럼프 정부 기조를 볼 때 공격적인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산업계·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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