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행사로 전환해야”
2023년 서울 세계 불꽃 축제 이후 미세먼지 수치가 최대 32배까지 폭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가 사람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드론을 활용한 행사 등 친환경적인 행사로 전환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윤형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30일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오브 토탈 인바이러먼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서울 세계 불꽃 축제와 부산 불꽃 축제 기간 이후 미세먼지 농도를 관찰했다. 불꽃 위치로부터 바람 방향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 대기질 모니터링 스테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세계 불꽃축제의 경우 불꽃놀이 전 9~12µg/m3였던 PM2.5(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 농도가 이벤트 직후 320µg/m3까지 약 3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시간이 지나서야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부산 불꽃축제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다. 불꽃놀이 전 13~33µg/m3였던 PM2.5 농도가 이벤트 직후 241µg/m3까지 약 10배 상승했으며, 약 2시간 반 후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또한 불꽃놀이 후 2시간 평균 농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231µg/m3, 부산은 188µg/m3로 나타났으며, 이는 일주일 전후로 동일 요일, 동일 시간, 동일 위치 2시간 평균 농도 서울 19µg/m3, 부산 19µg/m3 와 대비해 서울은 12배, 부산은 7배가 증가한 수치이다.
연구팀은 “이는 불꽃놀이가 배출하는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이러한 미세먼지 농도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축제에 모인 대규모 인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시간에 걸쳐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형 불꽃은 화학 물질을 포함한 연료를 태우면서 많은 양의 미세먼지와 유해 가스를 배출한다. 공기 중에 높은 온도와 압력이 발생하기에 유해 물질들이 급격히 확산하고, 불꽃놀이 후 연기와 먼지가 수 시간 동안 대기 중에 머무르기에 대기질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특히 PM2.5농도가 대폭 증가했음을 지적했다. PM2.5는 두통, 인후통, 눈과 코의 불편감, 어지럼증, 피로감을 줄 수 있으며,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불꽃놀이 관람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며, 실내나 먼 거리에서 관람을 추천하고 인근지역 주민들의 경우 창문을 닫아두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대형 불꽃 대신, 대기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대체 방법으로 예를 들어 드론 쇼나 빛의 축제와 같은 친환경적인 대체 행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불꽃놀이 전후의 대기질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축제 후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