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대학 수학 독학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 운영
컴퓨터·AI 활용해 퀀트 투자
엔비디아 GPU 1만개 구매도
인간수준 AI 목표로 딥시크 창업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발표한 AI 모델 ‘R1′이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량원펑은 1985년 광둥성 잔장시에서 태어났다. 2002년 잔장시 우촨 제1중학 대입고사에서 수석을 차지해 공학 명문대인 저장대 전자정보공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2007년 저장대에서 전자정보학 학사를,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받았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대학 수학을 독학할 정도로 수학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향은 자연스레 금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2013년 대학교 동문인 쉬진과 항저우에서 야코비투자관리유한회사를 만들기에 이른다.
2년 뒤인 2015년에는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설립하고 전공인 컴퓨터와 AI, 수학을 이용한 퀀트 투자에 나섰다.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하이플라이어의 자산 관리 규모는 2021년 1000억위안(약 20조원)에 달했다. 이같은 성과 덕분에 중국 사모펀드 분야에서 한 때 ‘4대 천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2019년 사내에 AI 딥러닝 플랫폼 부서를 만들고, 딥러닝을 수행하는 AI 투자 훈련 플랫폼 ‘반딧불 1호’를 구축했다. 2021년에는 10억위안(약 2000억원)을 투자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1만개를 탑해 ‘반딧불 2호’를 만들었다. 당시 하이플라이어는 중국 전역에서 유일하게 A100을 보유한 회사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시 량원펑과 함께 일했던 한 동료는 “그는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괴짜였고 1만 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는 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기대감은 크지 않았지만 량원펑은 2023년 5월 헤지펀드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함께 딥시크를 창업했다. FT에 따르면 창업 당시 량원펑은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량원펑은 지난해 7월 중국 정보기술(IT) 매체 안융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AI 격차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신있게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는 1~2년 차이가 아니라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라며 “본질적으로 이를 바꾸지 못하면 중국은 영원히 추종자에 머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엔비디아의 기술 리더십은 비단 한 회사의 노력이 아닌 서방 세계의 기술 커뮤니티와 IT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중국의 AI 발전이 이뤄지기 위해선 이 같은 기술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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