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창업한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이 같은 생각으로 당시에는 생소했던 3D 바이오프린터를 만들고 재생의료 분야에 뛰어들었다. 유 대표가 창업한 로킷헬스케어는 AI를 활용한 환자 맞춤형 장기·피부·연골 재생 플랫폼 사업을 주로 한다.
가령 당뇨병 등으로 피부 손상이 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AI가 손상 부위를 스캐닝하고 크기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 재생할 모델을 만들면 의사가 이것을 보고 만들지를 결정한다. 이후 3D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해 패치 형태로 만들고 이 패치를 상처 부위에 붙이면 3~12주 사이에 피부가 재생된다.
DSC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VC)과 기관들로부터 750억원 정도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 1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는 2개 평가기관에서 A등급을 획득해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유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관련 기전(치료 원리)을 증명하기 위해 4~5년간 연구했고, 국내외 특허만 170여 개에 달한다"며 "아직 전 세계적으로 경쟁사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차 치료로만 재생이 완료되며 2, 3차 등 추가 치료가 필요 없어 비용이 절감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더욱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의료 대란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13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에는 수출이 급증해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미국, EU(유럽연합), 중동, 남미 등 44개국 24개 파트너사와 총 1조7000억원 정도 규모의 장기재생 플랫폼 누적 계약을 맺었다. 유 대표는 "올해는 미국 내 병원 마케팅 전문 기업과 협업해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며 브라질, 칠레 등 남미 부문 매출도 성장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55% 정도인 매출 내 수출 비중이 연말에는 70% 정도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해 11월 29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유 대표는 "현재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지켜보면서 3~5월께 상장할 계획"이라며 "150억~200억원 정도 들어올 공모자금은 연골과 신장 재생 분야 글로벌 임상과 마케팅에 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대우그룹이 글로벌 시장 개척에 한창이던 외환위기 시절 대우자동차 폴란드 유럽 본부에서 COO(최고운영관리자)를 맡으며 2만명의 직원을 이끌었다. 대우그룹 시절 서정진 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함께 근무했던 인연으로 2007~2012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도 지냈다. 유 대표는 "셀트리온 근무 당시 동유럽과 중남미 시골 곳곳을 돌아다니며 임상시험을 이끌었던 '글로벌 임상 1세대'였다"며 "대우와 셀트리온 시절 맺었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에 중남미의 수많은 의사들을 교육하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그동안에 쌓아온 개척정신이 사업을 지탱하게 해준 큰 힘이 됐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그는 "지금도 바이오 산업 관련 공부를 하루에 1시간 이상씩 한다"며 "바이오처럼 빠르게 변하는 산업에서는 전문가가 의미가 없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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