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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 친오빠 A “가해자들, 날씨 전하며 안온한 일상...2차 가해” [전문]

  • 금빛나
  • 기사입력:2025.05.01 16:12:00
  • 최종수정:2025.05.01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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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족 측이 오요안나의 생일을 맞이해 심경을 전했다.

오요안나의 친오빠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30일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다.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다”며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이라고 한탄했다.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족 측이 오요안나의 생일을 맞이해 심경을 전했다. / 사진 = SNS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족 측이 오요안나의 생일을 맞이해 심경을 전했다. / 사진 = SNS

이어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다”고 분노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언급되는 이들을 향해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란다”며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故 오요안나가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석 달 뒤인 12월에 알려졌으며, 최근 오요안나의 휴대전화 속 동료들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알려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린 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MBC 날씨 뉴스를 담당하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 최아리, 김가영, 박하명, 이현승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이들 중 한 명과 민사소송 중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는 직장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있었던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관련 질의가 이뤄졌다.

고 오요안나의 모친은 이 자리에서 “억울하게 저희 딸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하늘에서 한이 되지 않게 진실을 제대로 밝혀서 모든 억측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쉬기를 바란다”며 눈물로 진실규명을 호소했다.

이하 고 오요안나 친오빠 A씨 SNS 전문

안녕하세요. 오요안나 친오빠입니다.

먼저 동생의 죽음에 애도 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습니다.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랍니다.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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