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건영 단장과 유동원 본부장은 한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전쟁'이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분산 투자는 필수이며, 그 중심에 금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은 기축통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체자산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확실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2025년 들어 분산 투자가 화두가 되고 있어 금의 가치는 더욱 높다. 서로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끼리 묶어야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금값은 전통자산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황병진 부장은 수년 전부터 금과 구리의 시대를 대비해왔다. 그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관세 정책으로 초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수단은 금"이라면서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미 국채와 달러를 끌어내리고, 금을 띄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부장은 9일 머니쇼에서 '인류 최고의 자산 금이 답이다'란 주제로 강연한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대체자산 비중은 10%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 중 5%는 금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은과 구리 등으로 분산하면 변동성 장세에서도 편하게 투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에 대한 투자 방법은 실물 거래,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계좌와 골드뱅킹(금통장),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유 본부장과 오 단장은 거래의 편의성과 유동성, 비용 등을 고려해 ETF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황 부장은 "금 관련 ETF 중에선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GLD가 가장 유명하다"고 말했다. GLD에는 많은 투자금이 몰리면서 금 현물 관련 ETF 중 순자산(AUM)이 가장 많고 최근 6개월 기준 순자금 유입 금액에서도 원자재형 ETF 중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GLD는 4월 28일까지 27.6% 올랐다.
국내 상장 금 관련 ETF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에도 투자할 수 있다. 황 부장은 "금·은·구리 투자 시 국내외 ETF를 활용하는 게 세금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며 "앞으로는 환율이 헤지된 ETF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부장은 구리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미·중 갈등이 이제 최고조를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리는 글로벌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닥터 코퍼'로도 불린다.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던 구리 값은 점차 회복세다. 다만 구리의 경우 금과 같은 광범위한 투자 수요가 붙기엔 한계가 있어 금보다 많이 담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황 부장을 비롯한 머니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은에 대해선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황 부장은 "금과 은 가격 비율이 100배를 넘어 역사적 고점"이라며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저평가된 은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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