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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에서 살고싶은 꿈, 이젠 포기할까”…아파트 분양가, 매매가 넘어섰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당 분양가 2063만원 같은 기간 평균 매매시세 1918만원 평균 분양가 2015년 대비 2배 이상 상승 수도권 분양가도 15.4%↑

  • 조성신
  • 기사입력:2025.01.31 10:31:32
  • 최종수정:2025.01.31 10: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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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당 분양가 2063만원
같은 기간 평균 매매시세 1918만원
평균 분양가 2015년 대비 2배 이상 상승
수도권 분양가도 15.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15년 만에 평균 매매가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2063만원)이 평균 매매시세(1918만원)보다 145만원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가를 앞지른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4820만원으로 매매가(4300만원)보다 520만원 비쌌다. 서울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를 앞질렀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가격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보다 5000만원,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 대비 1억7000만원가량 높은 셈이다.

분양가가 치솟은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조달 금리, 건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2018년 분양가는 시세 대비 50만원 정도 높았으나, 분양가 규제가 심화했던 2019년 이후 분양가는 시세를 밑돌았다. 분양가는 2020년 1012만원, 2021년 1455만원, 2022년 643만원, 2023년 504만원 등 시세보다 낮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지난해 3월과 9월 기본형 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각각 3.1%, 3.3% 인상에 나서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분양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에 따라 수입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상승 중인 만큼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당 서울 분양가 상승률 역대 최고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보이는 송파구 일대 아파트 [한주형 기자]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보이는 송파구 일대 아파트 [한주형 기자]

공사비 상승 여파로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900만원 이상 오르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3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4408만9000원으로 전년(3500만8000원)보다 908만1000원(25.9%) 상승했다.

분양가와 상승률 모두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최고치다.

2015년 서울의 평당 분양가는 1997만원이었으나 2016년 2129만9000원(전년 대비 6.7%↑), 2017년 2216만9000원(4.1%↑), 2018년 2445만6000원(10.3%↑)으로 올랐다. 이어 2019년 2629만8000원(7.5%↑), 2020년 2831만7000원(7.7%↑), 2021년 3300만2000원(16.5%↑), 2022년 2983만1000원(9.6%↓), 2023년 3500만8000원(17.4%↑) 등으로 202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2015년과 지난해 분양가를 비교하면 9년새 2배 이상 뛴 것으로, 특히 2023년과 지난해의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평당 분양가 상승률도 지난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수도권의 평당 분양가는 2813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5.4% 상승했다. 수도권 분양가도 2020년까지 평당 2000만원을 밑돌았으나 2021년 2092만9000원, 2022년 2124만원, 2438만7000원 등으로 지속 상승했다.

최근의 분양가 급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원자잿값이 치솟은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또 당분간 이러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올해 평균 분양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 상승세는 최근 다소 둔화했지만, 인건비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관련 규제 강화로 각종 안전·품질 비용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며 “여기에 금리와 환율 등으로 인한 각종 금융비용까지 더하면 서울이 아니라 지방이라도 분양가가 낮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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