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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가재울·응암동·봉천동 공통점은?

경전철 서부선 역세권 수혜 단지들

  • 정다운
  • 기사입력:2025.01.29 21:00:00
  • 최종수정:2025.01.29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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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서부선 역세권 수혜 단지들

경전철 서부선이 드디어 착공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 개통 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들뜬 분위기다.

‘20년 희망고문’이었던 경전철 서부선(16.15㎞)이 다시 본궤도에 오른 것은 2008년 처음으로 노선 계획이 수립된 후 무려 16년 만의 일이다. 서울시 은평구에서 관악구까지 연결하는 이 노선은 서울 서부 지역 남북을 관통하면서 동시에 주요 업무지구를 거쳐 ‘알짜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명문대학은 물론 전통의 학원가인 노량진 등을 통과해 소위 ‘명문에듀선’이라는 별칭도 붙은 노선이다. 경전철이지만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선 민투심 통과…이르면 2026년 착공 예정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부선 도시철도 실시협약’이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이하 민투심)를 통과했다.

기재부 민투심은 민간투자 사업 정책적·재정적 적합성을 심사하는 과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서부선에 대한 ‘실시협약(안) 행정예고’까지 마쳤으나,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 컨소시엄과 총 사업비 산정을 놓고 줄다리기 끝에 민투심 상정이 불발됐다. 이후 건설투자자(CI)인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손을 떼며 좌초 위기에까지 빠졌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투자 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총 사업비 4.4%를 증액할 수 있게 하면서 불씨를 살렸다. 이번에 민투심을 통과하면서 사실상 착공까지 ‘8부 능선’을 넘은 모양새다.

서부선은 도시철도 기반시설 취약 지역인 서울 서북권과 서남권 지역의 대중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경전철이다. 은평구 새절역(6호선)에서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까지 15.6㎞를 16개 역으로 잇는다.

서부선은 행정구역상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등 6개 구를 통과한다. 주요 정거장은 새절역, 중암역, 명지대역, 연희역, 연세대역, 신촌역, 광흥창역, 국회의사당역, 한국거래소역, 성모병원역, 노량진역, 장승배기역, 상도동역, 봉천동역, 온천삼거리역, 서울대입구역 등이다. 다만 역명은 미정이다.

남북 축으로 이어진 서부선은 1·2· 6·7·9호선을 환승할 수 있다. 주요 환승역은 신촌(2호선), 광흥창(6호선), 노량진(1·9호선), 장승배기(7호선), 서울대입구역(2호선) 등이다. 서부선이 워낙 넓은 구간을 운행하는 만큼 시민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선 기점인 새절역에서 종점인 서울대입구역까지 소요 시간은 27분 정도다. 현재 새절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소요 시간 약 37~42분 대비 10분 이상 빨라진다.

민투심 통과로 사업 시행이 본궤도에 오르게 됨에 따라, 서울시는 2025년 상반기 중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준비할 예정이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실시협약 체결, 실시설계 등이다. 마지막 단계인 실시설계 승인을 거쳐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준공까지는 대략 5~6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승역만 5개…여의도·노량진 등 통과

개통 예정지 지역 주민들은 일제히 반색하고 나섰다. 격자형으로 촘촘히 이어진 강남 지역 지하철 노선과 달리 서울 서부 지역은 여전히 지하철 공백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서부선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새롭게 역세권이 될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 수혜 지역으로 은평구 응암동 일대가 꼽힌다. 102역(가칭 중암역)이 들어서는 곳 인근에 위치한 백련산힐스테이트1~3차(2011년 입주), 4차(2018년 입주)가 수혜 단지다. 이곳 1~3차 전용 84㎡는 7억원 후반대~8억원 초반대에, 4차는 9억원 전후에 시세가 형성됐다. 2018년 입주해 비교적 신축인 힐스테이트백련산4차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용 84㎡가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는 전용 84㎡ 매물이 올 1월 10억9500만원(6층), 8억8000만원(1층), 9억7400만원(12층)에 차례로 실거래됐다.

서부선 남쪽 지역에서는 그동안 철도 교통 볼모지였던 봉천동 일대가 주목받는다. 114역(가칭 봉천동역) 인근에 위치한 관악드림타운(2003년 준공) 전용 84㎡는 지난 1월 4일 8억5000만원(13층), 7일 8억9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 일대에는 대부분 2000년대 초중반 준공한 구축 아파트 단지가 많다. 이 동네 유일한 신축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올 1월 입주한 총 997가구 규모 힐스테이트관악센트씨엘이 있다. 지난해 7월 전용 84㎡ 입주권이 11억4715만원(16층)에 손바뀜된 이후 거래가 끊겼지만 향후 일대 주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재울서 뒤처지던 에코자이·센트럴아이파크 ‘화색’

서부선 명지대역(103역)은 명지대 인문캠퍼스 인근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DMC센트럴아이파크나 DMC에코자이로부터 불과 도보 3분 거리다. 서부선이 개통되면 DMC센트럴아이파크나 DMC에코자이는 초역세권 아파트 단지가 된다.

2003년 조성된 가재울뉴타운은 서대문구 남가좌동, 북가좌동 일대 약 100만㎡ 달하는 규모에 조성됐다. 가재울뉴타운 왼쪽으로는 불광천이 흐르며 아래로는 경의선 철길이 있다. 오른쪽은 내부순환도로다. 가재울뉴타운은 이 세 테두리 안에 넓게 조성돼 있다. 서울 서부권에서는 신길뉴타운과 함께 가장 큰 뉴타운으로 꼽힌다. 정보기술(IT)·미디어 단지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접했으며 경의중앙선 가좌역과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이용할 수 있다.

가재울뉴타운을 대표하는 단지는 2012년 입주한 DMC래미안e편한세상과 DMC파크뷰자이(2015년 입주)다. 4000가구가 넘는 DMC파크뷰자이가 입주하면서 가재울뉴타운 주변 환경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가재울뉴타운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DMC파크뷰자이 입주 무렵이다.

반면 최근 입주한 DMC센트럴아이파크나 DMC에코자이 등은 가재울뉴타운 다른 주요 단지와 비교해 훨씬 신축임에도 불구하고 가재울뉴타운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 일단 가좌역 주변 메인 상권과 거리가 멀고 지하철 이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6호선 증산역, 경의중앙선 가좌역인데 모두 직선거리로 1㎞가 넘는다. 도보로 지하철을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다.

이 때문에 가재울뉴타운 주요 단지와 꾸준히 가격 차이가 났다. DMC래미안e편한세상은 지난해 11월 전용 84㎡가 12억8500만원(지난해 11월)에 거래됐으며 DMC파크뷰자이 역시 같은 면적 매물이 올 1월 12억8000만원(17층)에 손바뀜했다. 반면 DMC에코자이는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매물이 11억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주요 단지와 비교해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서대문구 가좌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가재울뉴타운을 대표하는 단지는 가좌역 인근에 위치한 DMC파크뷰자이(1~2단지)였다”며 “서부선이 개통돼 명지대역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가재울뉴타운 북동쪽에 위치한 다른 단지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센트럴아이파크’는 경전철 서부선이 착공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단지 중 하나다. (윤관식 기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센트럴아이파크’는 경전철 서부선이 착공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단지 중 하나다. (윤관식 기자)
하지만 어느 세월에? 제때 착공해도 최소 5년

다만 서부선은 개통까지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하는 만큼 ‘서부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철도 개통이 교통 불모지였던 지역에 큰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인 접근은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금리, 경기 침체 탓에 전국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됐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보니 교통 호재만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견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림선 개통 후 서남부 지역 주민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서부선은 신림선보다 2배 이상 노선이 길고 남북으로 이어진 만큼 파급력이 클 것”이라면서도 “개통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 시장 자체에 약보합세가 이어지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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