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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도 안 가요, 이유 없으면” 타협 없는 럭셔리로 브랜드 지킨 젊은 리더 [호텔 체크人]

■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팬데믹에도 지킨 ‘파크 하얏트다움’ 고객의 감정까지 설계하는 호텔 지향 기억에 남는 경험, 그게 진짜 럭셔리 진정성과 일관성이 브랜드를 결정해

  • 권효정
  • 기사입력:2025.05.01 07:44:00
  • 최종수정:2025.05.01 0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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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팬데믹에도 지킨 ‘파크 하얏트다움’
고객의 감정까지 설계하는 호텔 지향
기억에 남는 경험, 그게 진짜 럭셔리
진정성과 일관성이 브랜드를 결정해
파크 하얏트 서울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이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킨다는 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가능한 일이다. 변화의 최전선에서 지난 6년간 브랜드를 지켜온 사람이 있다.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DOSM)다.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김도균 디렉터는 호주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포시즌스 호텔 시드니,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판교, 롯데그룹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섰다. 총 18년 경력 속에서 실무부터 전략까지 폭넓게 경험한 그는 파크 하얏트 서울의 ‘브랜드 감도’를 구현해온 실천형 리더다.

김 디렉터는 코로나19라는 거대 위기 속에서도 브랜드 철학을 끝까지 지켜냈다. 떠났던 명품 브랜드를 다시 돌아오게 했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오래 남는 경험을 전하기 위해 타협 없는 결정을 이어갔다.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김도균 파크 하얏트 서울 세일즈&마케팅 디렉터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그 결과,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하얏트 아태지역 세일즈&이벤트 스페셜리스트’에 선정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호텔은 공간이지만, 브랜드는 사람이 만든다. 그를 만나 어떻게 브랜드를 지켜냈고 앞으로 어떤 럭셔리를 꿈꾸는지 들어봤다.

Q. 6년 넘게 지켜본 변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호텔 전망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전망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주요 럭셔리 브랜드로부터 거래 중단 통보를 받은 일이 있었다. 호텔과 긴밀히 협력해오던 파트너였기에 충격이 컸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수차례 브랜드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긴 시간 동안 만남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고 눈 내리는 겨울날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다 드디어 미팅 기회를 얻었다. 진심을 담아 대화하고 꾸준히 설득한 결과, 거래가 다시 시작됐다. 지금은 그 브랜드가 우리 호텔의 최대 매출을 올리는 거래처가 됐다. 18년 커리어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이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기본에 충실하고 끈기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Q. 20주년 기념 프로젝트가 있다면, 기획 의도와 중점 포인트는.
20주년 한정 기념 인형 파커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20주년 한정 기념 인형 파커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개관 20주년을 맞아 ‘셀레브레이션 스테이 모먼츠(Celebration Stay Moments)’ 객실 패키지를 기획했다. 지난 20년간 호텔을 찾아준 고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앞으로도 함께하겠다는 진심을 담았다. 고객의 기념일에 맞춰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기념일을 위한 하루’를 제안하고 싶었다.

패키지에는 호텔 식음업장에서 사용 가능한 30만원 상당 다이닝 크레딧, 20주년 한정 기념 인형 ‘파커’, 늦은 퇴실 혜택, 무료 발레파킹 등을 포함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20주년을 맞아 앞으로는 럭셔리 경험의 핵심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화려함보다는 고객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순간을 진심으로 챙기는 서비스로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Q. 최근 달라진 트렌드가 있다면.
파크 하얏트 서울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확연히 달라졌다. 자신만의 기준과 스타일이 더욱 뚜렷해졌다. 요즘 고객은 멋진 공간 자체보다 ‘왜 여기서 머무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MZ세대는 경험 속에서 진정성과 스토리를 찾고 머문 공간을 감각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팬데믹 이후로는 여행의 개념 또한 변했다. 멀리 떠나는 것보다 도심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파크 하얏트 서울도 이런 변화를 담아내기 위해 공간, 서비스, 콘텐츠 전반을 세심하게 다듬고 있다.

Q. 마케팅 의도와 실제 고객 인식 사이에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
호텔 전망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전망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때때로 느낀다. 예를 들어, 파크 하얏트 서울이 지향하는 조용하고 절제된 럭셔리는 우리 입장에서는 세련된 여유로 받아들이지만 어떤 고객은 다소 낯설거나 지나치게 차분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소중한 힌트를 얻는다.

고객과 만나는 모든 순간, 커뮤니케이션의 톤 앤 매너와 콘텐츠 분위기까지 다시 들여다보고 조율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파크 하얏트 브랜드가 지닌 본질을 지키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유연하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Q.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하얏트 ASPAC 세일즈&이벤트 스페셜리스트에 선정됐다. 실무 전략이나 성과가 궁금하다.

가장 기본은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고객 니즈가 점점 다양해지다 보니 과거처럼 정형화된 상품만 내놓으면 만족시키기 어렵다.

회사 안에서는 세일즈팀, 마케팅팀 등 여러 부서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고객한테 딱 맞는 제안을 하려고 노력했다. 밖으로는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외부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서 대응하는 데 신경 썼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행사는 정해진 틀만 따르지 않았다. 각 브랜드만의 색깔과 정체성에 맞춰 메뉴도 구성하고 니즈를 설계했다. 덕분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국내 하얏트 호텔뿐만 아니라 태국 파크 하얏트 방콕처럼 해외 호텔 행사도 직접 챙겼다. 그룹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났다. 이런 작은 전략과 노력이 모여 좋은 결과가 됐다. 무엇보다 팀원들과 함께 일궈낸 성과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Q. 지금까지 많은 명품 브랜드와 협업했는데, 호텔 입장에서 럭셔리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은 어떤 의미가 있나.
24층에 있는 더 라운지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24층에 있는 더 라운지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럭셔리 브랜드와 호텔이 손잡는 건 마케팅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다. 서로의 브랜드 가치를 함께 키워가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본다. 파크 하얏트 서울이 추구하는 감성, 미학, 서비스 철학은 숙박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른다. 그런 면에서 명품 브랜드와 협업은 고객에게 깊은 경험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브랜드 팝업, 스위트룸 연계 프로모션, 프라이빗 행사 같은 걸 통해 호텔 안팎에서 파크 하얏트 서울만의 감각적 서비스와 미식을 경험할 기회를 넓히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 고객층과도 연결된다. 결국 호텔이 가진 색깔과 정체성도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Q. 협업 브랜드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브랜드가 지닌 가치와 철학이 파크 하얏트 서울과 얼마나 잘 맞는지가 가장 먼저다.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에 럭셔리한 이미지만으론 부족하다. 그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 본다.

호텔을 찾은 사람이 그 브랜드에서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협업 브랜드의 스토리가 우리 호텔 철학과 잘 어울려야 하고, 고객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협업의 진짜 목표다.

Q. 파크 하얏트는 글로벌 브랜드지만 ‘서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서비스나 공간이 있나.
24층에 있는 더 라운지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24층에 있는 더 라운지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서울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호텔 디자인과 분위기에 한국 전통 미감과 현대적인 감성이 함께 녹아 있다. 서울만의 정서가 공간 전체에 조용하게 스며 있다.

또 하나,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 한가운데서도 고객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차별점이다. 호텔 24층에 있는 더 라운지는 한식 기반 웰빙 메뉴를 제공한다. 탁 트인 도심 전망과 함께 모던 한식 메뉴를 낸다. 제철 재료로 계절의 맛을 살린다. 한식 디저트도 창의적으로 풀었고, 전통차도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갖췄다. 서울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Q. 앞으로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 주목할 트렌드는 무엇이라 보나.
호텔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내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고객 맞춤형 경험과 지속 가능한 럭셔리가 가장 중요해질 거다. 요즘 고객은 단순히 좋은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론 만족하지 않는다. 본인 취향에 딱 맞는 경험을 원한다. 그래서 요즘은 고객을 잘 관찰하고, 개인화된 서비스와 패키지를 제안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브랜드에 더 끌린다. 고급스럽기만 한 호텔은 이제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객은 환경과 사회를 함께 생각하는 책임 있는 럭셔리를 원한다.

디지털 기술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 스마트 기기 같은 기술이 감성적인 경험을 편리하게 만든다. 결국 이 모든 걸 어떻게 엮어내느냐가 호텔의 경쟁력이 된다.

Q. 호텔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수영장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수영장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결국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를 정하는 일이다. 로고나 콘셉트를 정하는 걸 넘어서 그 공간에서 고객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기억을 갖고 돌아갈지 까지 설계하는 작업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세심한 서비스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갖췄지만 결국 중요한 건 오래 기억에 남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를 지켜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정성과 일관성이다. 고객은 늘 같은 철학과 태도를 통해 신뢰를 느낀다.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처음 가졌던 생각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그래야 고객도 믿고 다시 찾아온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험을 주면 기억에 남고,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다.

그런 원칙이 실제로 시험대에 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인 코로나19 때였다. 매출이 떨어지고 예산도 줄었다. 내부에서 서비스를 줄이거나 가격을 내리자는 의견도 있었고 ‘지금은 살아남는 게 우선이지 않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솔직히 흔들렸다.

하지만 팀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의 결정이 브랜드 신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했다. 결국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프로모션은 줄이더라도 가격과 서비스 품질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말자고.

고객이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파크 하얏트 서울다움’을 느끼게 해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행사를 할 때도 품질과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한 정성스러운 서비스는 끝까지 지켰다.

팬데믹이 끝나고 “예전과 똑같아서 감동이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때 내린 결정이 옳았다고 확신했다. 브랜드가 기대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때 진짜 가치와 신뢰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

Q. 파크 하얏트 서울이 어떤 호텔로 기억되길 바라나.
호텔 외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 외관 /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소중한 순간마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호텔로 기억되길 바란다. 럭셔리한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에 맞춘 세심한 서비스를 전하고 싶다.

바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고요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고객의 중요한 순간을 빛내는 디테일, 동서양의 세련된 미학이 어우러진 환대. 이런 경험이 쌓여 고객 기억에 깊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호텔에서의 시간’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본질을 잃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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