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 3개월 이상 체류하며 기술 가르칠 영어 능통자 환영
신도시인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 프로젝트도 홍보
8월에는 ESG 투어 진행...하루 100달러 관광세 면제
부탄의 축제와 재난 현장, 의료 활동과 교육. 그 최전선엔 늘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은 청년들이 등장한다. 바로 부탄의 DSP 대원들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네팔 지진 발생 당시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재난 관리 등의 구호 활동도 펼쳤다. 데숭(Desuung)은 ‘평화의 수호자’라는 뜻. 데숭 역량 강화 프로그램(Desuung Skilling Program: DSP)’은 고교를 졸업한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에게 단기 고품질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봉사정신, 책임감, 그리고 단결의 가치를 심어주는 시민운동으로 부탄에서 가장 큰 봉사단체이자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이 다양한 훈련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DSP 의장이자 불교를 근본으로 번영 도시를 꿈꾸는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Gelephu Mindfulness City: GMC)’의 불교 책임자이기도 한 부탄 전 국회의장 다쇼 타쉬 도르지(Dasho Tashi Dorji)가 DSP에 참여할 한국인 전문가들을 모집하기 위해 방한했다.

부탄에서 국회의원보다 높은 지위를 상징하는 적색 스카프를 착용하는 그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DSP와 GMC 두 가지 왕립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자립적이고 숙련된, 그리고 영적으로 단단한 부탄의 비전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작은 왕국 부탄은 국가 발전 철학의 핵심에 ‘국민총행복(GNH)’이라는 영적 웰빙 개념을 두고 있다. 여유롭진 않지만 국민 대부분이 그런 국가 철학에 만족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 부탄의 저소득층 청년들을 인재로 양성하는 DSP는 국민 모두가 나라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로 2021년 4월부터 시작됐다.
단기 기술 훈련을 넘어서 직무 훈련, 멘토링,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숙련된 전문가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DSP는 직업 훈련뿐 아니라 재난 대응, 자선 활동 및 사회 봉사에 참여하는 가치 기반 역량도 키워낸다. 다쇼 타쉬 도르지 회장은 “DSP에서는 한국의 뷰티, 쇼핑, AI를 비롯해 골프나 요리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이런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참여를 기대한다”며 “DSP는 의미 있는 경험을 찾고 있는 중견 전문가들,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퇴직자들, 그리고 부탄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부탄은 이를 위해 전 세계 각국에서 건축, IT, 예술, 요리, 관광 및 호스피탈리티, 농업, 미용 및 웰빙 등 157개 분야의 글로벌 트레이너를 부탄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산업 전문 지식과 관련 인증, 영어 능통자를 모집하며, 이들에게는 왕복 항공권 및 숙소와 비자, 최대 3000달러에 달하는 월 보상비 외에 하루 100달러인 부탄의 일일 지속가능 개발 수수료도 지원된다. 부탄 전역의 다양한 훈련 센터에 배정,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고품질 훈련을 제공할 DSP 글로벌 트레이너는 오는 8월까지 모집한다. 김민경 한국부탄우호협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해외 봉사 활동을 원하는 사람으로 최소 3개월 이상 활동할 수 있는 영어능통자라면 언제든지 문의 바란다”고 말했다.
다쇼 타쉬 도르지 회장은 GMC(Gelephu Mindfulness City)의 불교 책임자도 맡고 있다. 겔레푸는 부탄 남부, 인도 국경 가까이에 위치한 도시로, 이번 행사에서는 신도시 프로젝트인 GMC도 알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GMC)는 현대적인 인프라와 불교의 영적 지혜를 통합해 부탄을 세계적인 영성, 웰니스, 지속 가능한 삶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왕립 프로젝트다.

지그메 케사르 남겔 왕축 부탄 국왕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GMC는 행정, 입법, 사법이 독립된 특별행정구역을 건설, 부탄이 추구하는 국민총행복(GNH)을 개반으로 보다 자연 친화적이고 영적 가치를 중점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싱가포르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겔레푸에서는 현재 인도와의 철도 연결로 부탄까지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가운데 겔레푸 공항의 국제 공항 확장도 진행 중이다. 자비, 상호의존, 마음 챙김이라는 불교 이상을 바탕으로 친환경 도시 계획, 그린테크, 교육, 웰니스 산업 등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다쇼 타쉬 도르지 “눈부신 발전 이룬 한국, 부탄과의 협력 기대”

올해부터 시작되는 2026 DSP 글로벌 강사 모집에 한국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방한한 다쇼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박람회를 통해 한국의 활기찬 불교 공동체와 교류하고, GMC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고 전하며 “비록 부탄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노인 공경, 공동체의 조화, 자연에 대한 존중과 같은 깊은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며, 이는 양국 국민 간의 우정을 더욱 깊게 해준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52개국 300명 이상의 전문 트레이너들이 참여해 부탄 청년들에게 IT, 공학, 농업, 건설, 관광, 창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기술을 가르쳐왔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부탄은 한국의 전문가와 교육기관, 기술 협력 파트너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를 수료하고, 부탄 국회에서 국제 외교 전략 수립에 기여한 다쇼 타쉬 도르지 DSP 회장은 2023년까지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아 전 세계 최연소 국회의장(1981년생)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는 지난해에 이어 부탄 현지에서 한국부탄우호협회가 주관하는 ‘제 2회 부탄 ESG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랜드마크인 탁상사원 등 부탄의 유명 순례 투어와 함께 ESG 포럼 참여, DSP 체험과 교류 기회도 주어진다.
하루 미화 100달러의 체류세(SDF)를 면제 받는 이번 투어는 부탄의 핵심 관광지 투어와 함께 글로벌 화두인 ESG에 대한 내용을 포럼에서 다룬다. 부탄 왕실 및 정부 고위급 인사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부탄의 DSP 모집과 ESG투어와 관련된 내용은 DSP 웹사이트 또는 부탄 외교부가 공식 승인한 한국부탄우호협회로 문의하면 된다.
[글과 사진 박찬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6호(25.04.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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