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과 입이 파르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마그네슘 부족과 피로에 의한 단순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그네슘을 충분히 복용하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뇌신경 문제로 인한 안면경련 전조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뇌신경은 크게 12개로 구분돼 있고 각각 고유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 중 안면경련과 관련 있는 부분은 얼굴 표정 근육 제어를 담당하는 7번째 신경, 안면신경(facial nerve)이다. 안면신경이 시작되는 근원부 지점이 혈관에 의해 눌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얼굴 근육 수축·완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혈관 박동에 따라 눈과 입 주변 등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경련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드러난 게 없다. 다만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반복될 경우에도 신경에 부담이 가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일을 하며 사회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젊은 층에 안면경련이 흔한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202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 관련 데이터(G514)를 살펴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의 매년 평균 환자 수는 전체 환자의 47.8%에 달한다.
문제는 안면경련 전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안면경련은 증상을 오래 방치할 경우 안면 비대칭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심하게는 안면마비, 미각과 청각 손실까지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치료 후 회복에도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제때 치료가 중요하다.
적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려면 안면경련과 마그네슘 부족으로 인한 눈 떨림 간의 구분법을 알아두면 좋다. 대표적인 게 얼굴 양쪽에서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기다. 안면경련은 증상이 한쪽 얼굴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크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잠을 자는 중에도 증상이 계속되는 것 역시 안면경련의 특징이다.
상황에 따라 수술도 고려해야
안면경련 진단은 신경과 혈관을 관찰하고 진단할 수 있는 MRA 뇌 영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약물이나 보톡스로 운동 신경을 억제하고 근육 수축을 막는 비수술적 요법과 안면경련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법 중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혈관과 뇌신경 간 거리를 물리적으로 떨어뜨려 안면경련의 원인 자체를 없애는 ‘미세혈관감압술’이 대표적이다. 보통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수술 요법을 고민하게 된다. 수술은 주로 국소 절개를 통해 진행되며, 대부분 수술 직후 증상이 즉각 사라진다. 수술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9호 (2025.05.14~2025.05.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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