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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 훈풍…SK 최대실적,삼성 바닥 찍나

2분기 HBM 특수에 힘입어
마이크론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SK하이닉스, AI칩 강자 부상
영업익 첫 9조원대 근접 전망
삼성전자는 저점 통과 기대감
하반기 HBM 주도권 경쟁 예고

  • 박소라
  • 기사입력:2025.06.26 17:56:08
  • 최종수정:2025-06-26 19: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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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마이크론 실적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한국 반도체 기업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 유력하고, 삼성전자는 2분기를 실적 바닥으로 삼아 하반기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93억달러(약 12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165% 급증한 24억9000만달러(약 3조3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모두 넘어서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HBM3E 공급 확대를 기반으로 D램과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도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에 HBM을 포함한 D램의 50% 이상 성장이 실적을 이끌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며 "데이터센터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해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이 분기 실적을 먼저 발표하는 '메모리 업황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업계에선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크게 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9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 2분기 매출을 20조5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9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1분기에 영업이익 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2분기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산에 따라 HBM3E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HBM4 샘플 공급을 확대하고 연내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약 2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HBM 인증 지연, 파운드리 부문 적자 지속, 환율 하락 등이 누적되며 실적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선 2분기가 삼성전자 실적 저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반기에는 HBM 공급 확대와 함께 파운드리 수익성 악화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부터 양사 간 HBM 격차가 줄어들지 혹은 더 벌어질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중심으로 엔비디아·AMD와 안정적인 공급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HBM4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MD를 HBM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자는 3분기 내 또 다른 주요 고객사의 품질인증을 완료하고 HBM3E 양산 확대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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