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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농장 혁신한 삼성AI … 전기료 40% '뚝'

'스마트싱스 프로' 도입 농장
폭염에 곪던 제주 망고 살려내
신라호텔 빙수용으로 납품
갤탭 하나로 6개 농장 통제
92대 기기 연동…실시간 제어
국산 스마트팜으로 외산 대체

  • 박소라
  • 기사입력:2025.05.01 17:19:49
  • 최종수정:2025.05.01 17: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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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망고 농장에서 농장주가 갤럭시 탭으로 하우스별 온도·습도와 에어컨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망고 농장에서 농장주가 갤럭시 탭으로 하우스별 온도·습도와 에어컨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열매가 신라호텔 '애망빙(애플망고빙수)'에 들어가는 망고입니다."

지난 30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리 애플망고 농장 '양지물'에서 농장주 현재휘 사장이 탐스럽게 익은 망고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4월 말임에도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26도를 웃돌았고 비닐 천장 아래엔 불그스름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한 알에 3만원이 넘는 애플망고는 제주산 망고 중에서도 최고급 과일로 통한다. 당도, 육질, 외형까지 삼박자를 갖춘 고품질 망고를 키우려면 정밀한 온습도 관리가 필수다.

이곳에 삼성전자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가 적용됐다고 해서, 처음엔 유리온실이나 과학 실험실 같은 풍경을 떠올렸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농장은 흔한 비닐하우스였다. 밖에서 보이는 건 달라진 게 없지만, 그 안에는 온도·습도·에너지 제어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첨단 시스템이 숨겨져 있었다.

농장은 스마트싱스 프로를 농업 현장에 확장한 대표 사례다. AI가 온도·습도·기기 상태 등을 실시간 감지한다. 스마트팜 통합 제어 시스템의 본보기인 셈이다. 현 사장의 농장은 제주에만 여섯 곳, 전체 면적은 6200평에 이른다. 기존 농가에서는 하우스 하나하나를 수동으로 관리해야 했다. 특히 애플망고는 아열대 작물이라 생육 조건에 민감해, 기후 관리에 더욱 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다. 현 사장은 "예전엔 날씨 예보를 챙겨 보며 하우스를 열고 닫고, 돌아다니며 난방기를 하나하나 가동하고 끄는 게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농장 내 총 92대의 실내기, 23대의 실외기를 스마트싱스 프로로 통합 관리한다. '맵 뷰(Map View)' 기능을 실행하면 여섯 농장 구역의 기온·습도·에어컨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농민들이 가장 먼저 느낀 변화이자 특히 반기는 점은 '전기요금 절감'이다.

지난해 11월, 현 사장은 기존 열풍기를 삼성 시스템에어컨 'DVM S2'로 교체했다. 올해 3월까지 약 4개월간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5000만원 이상이었다. 기존 대비 전기요금이 40% 줄어든 셈이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AI 쾌적 제어 △AI 절약 모드 △AI 예냉·예열 △에너지 비효율 감지 △요금제 대응 제어 △고효율 운전 제어 등 6가지 절감 기능을 갖춰, 에너지를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조율해 준다.

현 사장은 "난방기 교체와 스마트싱스 설치에 제법 비용이 들었지만, 절감 추이를 보면 2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망고 수확량은 증가 추세다. AI 기반 제어로 생육 단계별 온도 조절이 가능해지면서 수확 시기가 빨라졌고, 열과 피해는 줄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프로의 적용 범위를 주거·상업 공간을 넘어 농업 현장 전반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남궁주 삼성전자 B2B통합오퍼링센터 그룹장은 "지금까지 우리 농가에는 네덜란드 등 외산 스마트팜 장비가 주로 사용돼 왔지만 이제는 삼성이 직접 개발한 국산 시스템으로 작물을 기를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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