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일부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SK텔레콤 서버 해킹 사태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에서도 해킹 시도가 확인되면서 보안 문제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재 국내 본사와 협력사 일부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 조치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법인 일부 임직원의 정보가 유출된 상황도 함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공지 문자와 이메일 등을 발송했다. 그룹은 지난 3월 6일 오전 10시 23분 비인가자가 서버에 접근한 것을 확인하고 그룹사와 일부 협력사 임직원의 정보를 탐지한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룹은 관련 접근 차단 등 긴급 조치를 취한 후 다음 날인 3월 7일 오후 7시 30분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현대차그룹은 4월 28일 KISA로부터 서버에 대한 비정상 접근을 확인했다는 답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그룹웨어 ‘오토웨이’를 사용하는데 그룹웨어에서 정보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유출된 항목은 일부 임직원의 회사명, 이름, 사내 업무 시스템 계정 정보, 이메일, 부서명, 직급 정보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문자를 통해 임직원 개개인의 오토웨이 계정 보안을 업데이트하도록 공지했다. 임직원에게 배포한 권고 사항은 계정 비밀번호 변경 조치, 사내 업무 시스템과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개인 계정이 있을 경우 패스워드 변경 등이다. 그룹은 침해 사고에 사용된 IP주소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유출된 정보는 일부 임직원 일부의 개인정보로, 기술 및 신차 개발 등에 대한 정보자산이 유출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별로 취약한 보안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재계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에 앞서 지난 22일에는 KS한국고용정보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 근무 중인 7000명과 퇴직자 2만9000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8일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2곳에서 시스템 해킹 징후가 포착돼 금융보안원이 조사를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검사3국은 현재 문제 발생이 확인된 2개 GA에 대해 특별검사를 하고 있다.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SK텔레콤을 사용하는 직원에게 유심 교체를 권고하고 있다”며 “전산 부서가 중심이 돼 내부 전산망 보안을 강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해킹 사건이 내부 전산망과 외주 업체의 접속 지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고려해 외주 업체 보안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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