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도 한 해 수백억 아껴
![[이미지 = 챗GPT]](https://wimg.mk.co.kr/news/cms/202504/30/news-p.v1.20250429.6c6de8bd8ff84cebb43e08a2de77afca_P1.jpg)
국내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을 다시 통행할 수 있게 되면 시간·비용 절감에 따른 이득이 상당해 수천 억 원에 이르는 효과를 거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자동차업계 등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대비해 손해를 보전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러시아의 영공 통제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해 러시아 기준 남쪽으로 우회한 항공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항로는 기존 러시아 영공 이용 노선보다 약 2시간 비행 시간이 길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유만 고려해도 대략 연간 수백 억 원 이상 손실이 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델타·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 통행 금지로 인한 손실을 연간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는 러시아 영공을 국내 항공사들이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비행 시간이 줄어 노선을 확대하고, 승무원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러·우 전쟁 종전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인데도 재빠르게 러시아측과 영공 재개방 논의를 시작한 이유는 향후 고객들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영공 이용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러시아측의 제재 문제도 대한항공과 정부가 서둘러 러시아와 협상에 나선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한항공은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세관에 과징금 약 124억 5800만 루블(약 2200억 원)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앞서 러시아측은 지난 2022년 대한항공 화물기가 직인 날인 없이 출항했다면서 버거운 규모의 과징금을 물렸다.
관련 협상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과징금을 우선은 납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영공이 개방된 뒤 추후에라도 다시 러시아가 대한항공의 통행을 금지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편 현대자동차·기아와 LG 등 러·우 전쟁 발발 이전 러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던 한국 브랜드들이 러시아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12월 러시아 현지 공장을 1만 루블, 당시 한화로 14만 원 가량에 매각하면서 러시아에서 자동차 생산을 종료하고 철수했다. 다만 2년 이후 매각한 공장 자산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어 올해 연말까지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또 그동안 판매한 자동차를 관리하기 위한 애프터서비스 망은 남겨뒀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소수의 인력도 러시아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역시 러시아에서 판매는 중단했지만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역시 러시아 지역을 관리하는 직원을 남겨뒀다.
특히 전쟁 발발 전까지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추운 겨울이 긴 러시아의 특성에 맞춘 엔진 히팅 장치 등 현지화를 가장 잘 이룬 해외 브랜드로도 꼽혔다.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주 루자 도로호보에 있는 가전 공장 라인 일부를 시험 가동하기 시작했다. 전쟁이 터진 이후 멈춰있던 생산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확인하고, 공장에 보관 중이던 기자재를 소비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아직 전쟁이 끝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해서 러시아 시장을 보고 있다”며 공장 가동 사실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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