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확대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도 쓰이며 ‘회장님 자동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5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에스컬레이드(에스컬레이드)’가 지난 16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윤명옥 GM 한국사업장 CMO는 “에스컬레이드는 그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갖추고 있기에 타 브랜드 경쟁 차종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번 에스컬레이드를 이용한 고객이 다시 에스컬레이드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GM은 에스컬레이드 계약 시작 이후 하루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초도 물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약 3개월 판매 불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행사에서 눈으로만 만나본 에스컬레이드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 워커힐호텔에서 진행된 시승 행사에 참여해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타고 강원도 춘천시 한 카페까지 달렸다.

사진 확대

에스컬레이드 앞에 섰을 때 자동차 브랜드에서 차를 소개할 때 흔히 사용하는 ‘압도적인 존재감’이 무언지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거대한 덩치에서 오는 위압감이 차를 굉장히 위엄있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에스컬레이드 특유의 전면부 수직형 LED 헤드램프가 보여주는 디자인도 웅장함을 더해줬으며 제품 역사상 최대 크기의 24인치 휠이 주는 존재감 역시 도드라졌다.

이같은 감상은 실내 공간으로 이어졌다. 차량 내 상석인 운전석 대각선 뒷자리에 먼저 탑승했다. 한국GM은 에스컬레이드의 2열이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를 자동차에 가져온 느낌을 줄 것”이라 설명했다. 설명에 걸맞게 지금껏 탑승해본 2열 좌석 중 가장 편하고 넓었다.

조수석과 2열 시트의 간격을 조정하면 성인 남성이 발을 뻗기에도 충분한 너비였다. 3407mm의 휠베이스와 국내에서 판매되는 SUV 중 가장 긴 5790mm의 전장이 만들어낸 여유로움이다. 2열 시트에도 열선·통풍 기능과 마사지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었으며 간이 테이블을 꺼내 업무를 볼 수도 있었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고민한 디테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운전석에서도 감성과 실용성을 모두 챙긴 디테일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운전석 왼쪽 끝에서 조수석 오른쪽 끝까지 이어지는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는 다른 디자인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운 내부 공간을 연출했다. 기어 변경시에는 과거 수동차를 조작할 때처럼 기어를 당기고 들어 올리거나 내려야했는데, 수동변속기가 주는 향수를 그리워 하는 운전자들이 만족스러워할만한 요소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서자 미국 자동차 특유의 묵직한 핸들의 감성이 먼저 전해졌다. 에스컬레이드에는 6.2L V8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426마력(ps), 최대토크 63.6kg•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가속 페달을 얕게 밟으면 큰 소음 없이 빠르게 속도를 높였고, 깊게 밟으면 엔진 소리와 진동을 내며 달렸다. 운전 방식에 따라 거친 감성과 정숙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었다.

사운드 시스템도 강력했다. 에스컬레이드에만 적용되는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이번 에스컬레이드에는 4개의 스피커가 2열 헤드레스트에 추가돼 차량에만 총 40개 스피커가 장착됐다. 음악을 재생했을 때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드럼이나 베이스와 같이 음역대가 낮은 소리는 몸을 울리는 진동으로 전해졌다.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가격은 기본 1억6607만원, ESV1억8807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높은 가격대지만 이 차가 주는 가치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 가격이다.

사진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