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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활짝’·철강 ‘울적’ … 기간산업 엇갈린 1분기

HD한국조선해양·삼성重, 미 러브콜에 ‘깜짝 실적’ 포스코·현대제철은 관세 직격탄…수출 감소에 노사 갈등까지 美 철강 관세 본격화…2분기 이후 실적 향방은 ‘트럼프 리스크’에 달렸다

  • 지유진
  • 기사입력:2025.04.25 16:38:03
  • 최종수정:2025.04.25 16: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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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삼성重, 미 러브콜에 ‘깜짝 실적’
포스코·현대제철은 관세 직격탄…수출 감소에 노사 갈등까지
美 철강 관세 본격화…2분기 이후 실적 향방은 ‘트럼프 리스크’에 달렸다
평택항에 쌓인 철강 제품.(사진=연합뉴스)
평택항에 쌓인 철강 제품.(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한국 중후장대 산업 1분기 실적을 갈랐다. 조선업은 미국발 수요 확대와 중국 견제 효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철강업은 대미 수출 감소로 고전했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기준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해 8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무려 436.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5192억원)보다도 65%가량 더 높았다.

삼성중공업 역시 매출 2조4943억원, 영업이익 12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2%, 58% 증가했다. 올해 수주 목표인 98억달러 중 22억달러에 해당하는 16척을 수주하며 순항 중이다.

조선업 호실적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 강화와 조선업 부활 기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중국 조선사를 견제하며 미 해군력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 조선사가 글로벌 경쟁에서 더욱 유리해졌다.

반면 철강업은 미국 철강관세, 수출 둔화에 국내 노사갈등까지 겹쳐 실적이 뒷걸음쳤다.

업계 1위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 순이익 34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 1.7%, 44.3% 줄었다.

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1분기 190억원의 영업적자라는 더 부진한 성직표를 받았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5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보다 영업손실이 268억원 줄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현대제철 노동조합 파업 사태로 제품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제철 올해 1분기 판매량은 412만7000t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5%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2분기부터 철강업계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가 공세를 이어온 중국이 철강 감산 조치를 예고했고, 국내에서도 정부가 중국산 후판·열연강판 등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부터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 여파도 본격적으로 반영돼 아직 실적 개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벌써 지난달 한국 대미 철강 수출은 18.9% 감소한 3억4000만달러, 수출량도 14.9% 줄어든 25만t에 그쳤다.

철강업계는 관세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입해 연산 270만t 규모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며, 포스코도 해당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해 미국 내 생산 확대 전략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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