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5’를 찾아 부스를 돌며 반도체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출처 = 한화세미텍]](https://wimg.mk.co.kr/news/cms/202503/14/news-p.v1.20250314.9422b95d93db48228b333444b691bb46_P1.jpg)
한화그룹 계열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210억원 상당의 고대역폭메모리(HBM)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공정에 TC본더가 쓰인다.
그 동안 SK하이닉스에는 한미반도체가 TC본더를 독점 공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한화세미텍이 HBM용 TC본더를 납품하면서 SK하이닉스 입장에선 TC본더 납품사를 다변화해 한미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한화세미텍은 이날 “이번 계약으로 HBM TC본더 시장의 첫 물꼬를 텄다”며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 공급체인’에 합류하게 됐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HBM 시장은 AI 수요 급증에 따라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2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467억 달러로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화정밀기계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반도체 장비 전문회사’로 탈바꿈한 한화세미텍은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한화세미텍이 처음 참가한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25’ 현장에서 “HBM TC본더 등 후공정 분야에선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오직 혁신 기술”이라며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플립칩 본더 등의 기존 자체 보유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 TC본더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인 끝에 비로소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시장 진입의 첫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톱티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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