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 자리 잡았다” 지적 나와
“환율 상승에 인상 불가피”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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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가 내달 리모델링 부문(집테리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연초 가격 인상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이 시장가격 인상을 대담하게 주도하는 모습이 이례적이다. 최근 정국 혼란으로 인해 정부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탄 모럴해저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3월부터 집테리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환율·물류비 부담이 원자재 단가 상승으로 이어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가구업계는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한다. 이 때문에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오는 3월 집테리어 관련 제품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이지만 구체적인 품목과 인상률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리바트를 시작으로 가구・침대업계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이 연례행사가 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호실적과 원가율 개선에도 연초부터 가격을 올리는 점을 두고, 동결은 선택지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매출 1조8706억원과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원가율 자체도 개선됐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원가율은 84.7%로 전년(85.8%) 대비 소폭 감소했다.
대기업의 선제적 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식품업계에선 오리온이 지난해 12월 제품 13종의 가격을 평균 10% 넘게 인상했다. 롯데웰푸드도 2월 들어 26종 제품 평균 가격을 9.5% 올렸다. 또 화장품 분야에선 최근 LG생활건강이 오휘, 숨, 비욘드 등 브랜드 일부 제품 가격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을 틈탄 ‘꼼수 인상’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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