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대표는 2030년 달에, 2040년에는 화성에 유인기지를 짓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8년 전 하와이 마우이섬의 해발 2500m 고도 지역에 달·화성 모의기지를 지었다. 달과 화성에서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우주와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이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하와이대가 참여하고 있다.
신대륙으로 향하는 그의 여정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은 있다. 바로 자급자족의 문제다. 인간이 달이나 화성에 영구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물과 식량 보급이 필수다. 로저스 대표는 "물의 경우 이미 재사용(정화) 기술이 상당 수준으로 발전해 있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식량의 경우는 조금 문제가 복잡하다. HI-SEAS 연구원들 8명이 이미 모조토양에서 곡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지만, 성공까지 무지막지한 노동력이 소모됐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원들은 24시간 곡물 재배에 매진했고 늘 배고픈 상태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대안은 로봇을 활용한 곡물 재배다. 그리고 로봇의 에너지원으로는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을 꼽았다. 그는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에서 처럼 달에서도 안전하게 원자로를 사용할 수 있다면 훌륭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주로 핵물질 반입을 금지하는 조약과 핵물질에 대한 우려 등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의 생명을 우주로 이주시켜 보존하고 싶다'는 포부를 지닌 이 60대 노신사는 원래 게임 개발자였다. 1983년부터 게임 업계에 뛰어들어 '테트리스' '던전 앤 드래곤' 등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명작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2007년 돌연 게임 개발자로서 삶을 접고 우주탐사와 달·화성 기지 건설을 위해 우주 관련 국제 전문가 모임인 인터내셔널 문베이스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이 단체에는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청과 보잉,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기업, 그리고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사에 담지 못한 인터뷰 영상은 Beyond Gravity 웹페이지(www.mk.co.kr/vk/2021/)와 세계지식포럼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wkforum)의 '날리지스트림(Knowledge Stream)' 코너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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