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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맞서나…모디 총리, 독립기념일에 “강한 인도” 강조

“비료부터 EV 배터리까지 자체 생산해야” 자급자족 촉구

  • 신윤재
  • 기사입력:2025.08.15 17:31:26
  • 최종수정:2025.08.15 17: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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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부터 EV 배터리까지 자체 생산해야” 자급자족 촉구
독립기념일 연설하는 모디 인도 총리. [AP 연합뉴스]
독립기념일 연설하는 모디 인도 총리.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격을 받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독립기념일에 ‘강한 인도’를 강조하면서 자급자족을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제78주년 독립기념일인 15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한 연설에서 비료를 비롯해 제트 엔진과 전기차 배터리까지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강한 인도를 만들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며 “상인들은 ‘스와데시’(인도산 제품) 표지판을 걸어 달라”고 촉구했다.

스와데시는 국산품 애용 운동을 뜻하는 말로 1900년대 초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에 맞서 시작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산 반도체 칩이 올해 말까지 시장에 출시된다며 정부는 1천200곳에서 탐사가 진행 중인 핵심 광물도 자급자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는 10월부터는 상품·서비스세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고, 로이터는 이를 소비 촉진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2시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미국이나 관세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미국과 무역 협상 때 핵심 쟁점인 농업 분야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그는 “농민, 어민, 가축 사육업자는 최우선”이라며 “그들의 이익을 위협하는 어떤 정책에도 벽처럼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 정부는 농민 이익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앞서 지난 7일에도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 복지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했고, 이후 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유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하하는 문제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인도가 중단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5차례 협상을 하고도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의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며 기존보다 1% 낮춘 상호관세 25%뿐만 아니라 별도 제재도 예고했고, 실제로 25%를 더해 총 50% 상호관세를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또 지난 5월 무력 충돌 이후에도 계속 신경전을 벌이는 파키스탄을 향해서는 “핵 위협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도 계속 중단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인도의 강물이 적의 땅을 지나는 동안 내 나라의 농민과 땅은 물 부족에 시달렸다”며 “인도 정부는 이제 피와 물이 함께 흐르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960년 인도가 파키스탄과 체결한 인더스강 조약에는 인도가 자국에서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 일부를 차단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인도는 파키스탄과 갈등이 커진 지난 5월 초 이 조약의 효력을 중단했고, 휴전 후에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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