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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축소하는 MS…다시 고개 드는 AI거품론

“이번 변경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 보여” 트럼프 관세도 영향…장비 가격 오를 전망

  • 정혜승
  • 기사입력:2025.04.07 16:30:47
  • 최종수정:2025.04.07 16: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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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변경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 보여”
트럼프 관세도 영향…장비 가격 오를 전망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매경DB)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매경DB)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MS는 영국에 이어 미국 일리노이주, 위스콘신주 등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 협상을 중단하거나 설립 계획을 연기했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조명받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I 서비스 상용화에 앞장섰던 MS가 최근 영국 런던 인근 데이터센터 부지 임대 협상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부지 협상도 중단했다.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시에서 예정했던 확장 계획은 보류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데이터센터 건설은 연기했다.

마이클 인트레이트 코어위브 최고경영자(CEO)는 “MS가 추가 용량 확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코어위브는 MS에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임대하는 업체다. AI 인프라 기업인 어플라이드디지털의 웨스 커민스 CEO도 “노스다코타에 있는 서버 단지에 대해 MS와 협상해왔으나, 현재 다른 기업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TD코언은 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GW 용량짜리 새 데이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MS는 지난 2월 민간 운영 업체 두 곳과 체결한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도 취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요 감소 우려 때문인지 전력과 건축 자재 부족 같은 일시적 문제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투자자는 AI 서비스 수요 대비 MS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MS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변경하자 월가에서 제기됐던 AI 거품론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MS는 데이터센터 축소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데이터센터 확장이 지속됨에 따라 이번 변경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준다”고만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정책이 데이터센터 축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로 인해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수십억달러짜리 빅테크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장조사 업체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데이터 처리 기기 수입 규모는 약 2000억달러(290조원)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 멕시코와 대만, 중국, 베트남에서 들어온다. 또 스마트폰과 PC, 데이터센터 장비를 포함한 전자제품 수입 규모는 4860억달러로 미국 수입 품목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미 금융평가기관 DA데이비슨의 분석가 길 루리아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 가격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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