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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저랬다 ‘주먹구구식 정부’...하루만에 관세율 번복한 美

트럼프 정부 상호관세 실수연발 ‘주먹구구’ 세율 계산법서 비롯된듯 한국·스위스 등 16개국 일괄 정정 계산방식 대에서도 국내외 비난 봇물 서머스 “점성술로 천문학 설명하려해”

  • 최승진
  • 기사입력:2025.04.04 23:12:27
  • 최종수정:2025.04.04 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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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상호관세 실수연발
‘주먹구구’ 세율 계산법서 비롯된듯
한국·스위스 등 16개국 일괄 정정
계산방식 대에서도 국내외 비난 봇물
서머스 “점성술로 천문학 설명하려해”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일인 2일(현지시간) 한국의 정확한 상호관세율을 묻는 정부와 언론 문의에 ‘문서(행정명령 부속서)’가 맞다는 입장을 반복했던 백악관은 하루 만인 3일에 아무 설명도 없이 행정명령 부속서상의 상호관세율을 26%에서 25%로 정정해 게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나온 차트에는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25%였지만, 발표 후 백악관이 게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26%로 적시돼 혼선을 빚은 바 있다. 하루 만에 한국의 대미 수출액 1315억달러(지난해 기준·약 190조원)의 1%인 1조9000억원의 관세액이 늘었다가 다시 줄어든 셈이다.

이 같은 초보적인 실수는 교역 상대국과 우방국의 경제적 명운이 달린 이슈를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졸속적으로 추진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악관 측은 수정 이유에 대해 한국 정부에도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과 이날 부속서상에 상호관세율 수치가 변경된 국가는 한국, 스위스, 태국, 인도,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 파키스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보츠와나, 카메룬, 포클랜드제도, 말라위, 바누아투 등 16개국이다.

해당 오류는 ‘주먹구구식’ 상호관세율 계산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율을 해당 국가의 대미 무역 흑자를 대미 수출액으로 나눠 비율을 산정한 뒤 이 수치의 절반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의 대미 흑자액 660억달러를 대미 수출액 1315억달러로 나누면 50.2%가 나오고, 그 절반은 25.1%가 된다.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이나 올림하는 과정에서 오차를 빚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를 반올림하면 25%, 올림을 적용하면 26%가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차트에는 반올림한 수치가 들어갔고,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올림한 수치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올림과 반올림의 차이는 이날 관세율이 수정된 다른 국가들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된다.

결과적으로 백악관은 올림을 한 수치를 최종적으로 적용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위신’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 보인 차트에 맞추는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숫자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계산한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70)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율 계산법을 “보호주의 경제학을 믿는다고 해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관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은 채 상호관세를 도출한 ‘경제학’을 “창조론으로 생물학을, 점성술로 천문학을 각각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을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의 출발점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지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앞으로 있을 무역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실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계 무역 질서의 재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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