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4500억 순매도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반도체 비전’이 가시화하면서 7만원 선을 탈환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수요 증가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최신 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을 당길 수 있다는 기대까지 부상하고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선을 돌파한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4500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거래일 만에 7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7만1000원 선에서 버티고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11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를 향한 개미들의 빚투 규모도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액은 54억원어치 감소했다.
7일에 체결된 신용거래는 2거래일 뒤에 결제되기에 11일부터 13일까지가 ‘7만전자’ 시기의 신용잔액 변동이다.
지난달 14일 8472억원까지 늘어났던 삼성전자의 신용잔액은 이달 13일 들어 742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때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서 빠져나가는 한편 주도주로 부상한 방산업종에서 주가가 미끄러진 LIG넥스원(193억원), 현대로템(162억원) 등의 신용잔액을 늘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이어 HBM 사업에서도 활로를 찾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의 대중 수출이 재개된다면 HBM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공급망 진입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HBM4 또한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4는 이제 발열 문제를 보이거나 성능이 뒤떨어지는 등의 우려가 없기에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HBM4 납품이 가시화되거나 파운드리 신규 거래처가 확보되는 등의 긍정적인 소식이 주가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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