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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에 美 중소형주 기지개

  • 정재원
  • 기사입력:2025.08.13 15:31:43
  • 최종수정:2025.08.13 15: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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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정책의 장기화에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미국 중소형주 대표지수가 최근 3개월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이를 확인한 투자자들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워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러셀2000지수는 전날보다 2.99% 상승한 2282.78로 마감했다.

러셀2000은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1001~3000위 기업들을 모아놓은 중소형주 대표지수다.

러셀2000은 이날 미 대형주 대표지수인 S&P500(1.13%)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통상 중소형주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상승세를 탄다. 대형주보다 재무 여건이 부실한 중소형주는 고금리 상황에서 차입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시장 전망치(2.8%)를 밑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3.1%)은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인플레이션 쇼크’ 수준은 아니었다.

CPI 발표 이후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공개 이후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기존 85.9%에서 94.3%까지 높아졌다.

이에 금리 인하의 수혜를 보는 업종들이 러셀 2000 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역은행, 보험, 대출서비스 기업들이 포진된 금융 섹터(3.36%)와 경기 확장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경기순환재(3.25%), 산업재(3.10%) 등이 강세를 보였다.

미 중소형주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하는 동안 고난의 시기를 겪어왔다.

올해 S&P500은 연초 대비 9.84% 올랐지만, 러셀2000은 같은 기간 2.29% 상승에 그쳤다. 러셀 2000은 이날 반등 전까지 연중 마이너스 구간에 있었다.

월가에서는 중소형주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고 있다. 대형주보다 관세로 인한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소기업 전반의 평균적인 성과는 대형주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중소형주 안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질 캐리 홀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주식전략가는 “중소형주는 지수를 통째로 사는 것보다 개별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며 “관세 리스크에서도 마진이 강하고, 주가가 저평가 국면을 해소하고 있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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