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6일(14:32) 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 유료매체인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고금리 기조로 국내 기업들이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매자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이 침체를 겪었다.

반도체, 자동차 산업 이후 한국 시장을 이끌 새로운 산업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한편 벤처시장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금리가 내려가는 지금, 본격적인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한 민준선 삼일PwC 딜부문 대표는 사업구조 강화·재편을 위해 대기업들이 우량한 해외 기업들을 M&A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 대표는 “전반적인 산업 사이클이 변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기존에 영위하던 산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거나 미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해외 기업을 M&A하는, 이른바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기반 하드웨어 수직계열화 전략을 위해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전장·오디오 계열사인 하만을 인수한 지 약 8년만에 이뤄진 조(兆)단위 투자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충분한 현금이 확보돼 있지만 그간 해외 투자를 안 했던 기업들부터 크로스보더 M&A를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 현대차, LS 등의 대기업집단들이 선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올 하반기 국내에선 인프라, AI(인공지능), SI(시스템 통합), K라이프스타일 관련 산업군에 대한 M&A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와있지만 이미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현금흐름이 충분히 창출될 수 있는 안정적인 인프라성 자산에 대한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초고압, 친환경 발전 변압기 관련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상당히 뛰어나다”며 “AI 데이터센터 구동을 위해 발전소와 송배전 시설이 필수인 만큼 관련 국내 변압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까다로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국내 헬스케어, 바이오 등 K라이프스타일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기관과 제 2금융권을 필두로 한 금융기관 M&A도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금융기관 M&A에 대한 당국의 의사결정이 늦어졌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 속도를 낼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보험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부동산 자산운용사들과 관련된 거래가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민 대표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황이 안 좋았던 금융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며 “금융기관 M&A 섹터를 별도로 만들어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 철강, 유통 등의 산업군은 현재 불황을 겪고 있다.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사업자들 간의 공급 과잉이 있었기 때문인데 민 대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기업간 JV(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화산업 침체기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국내 영화관 2, 3위 업체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JV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기로 한 사례도 있다.

민 대표는 “과거엔 경쟁자였지만 현재는 서로 손을 잡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산업군에선 앞으로 JV를 설립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삼일PwC는 국내 회계법인 딜 부문 최초로 매출 2000억원을 넘는 성과를 냈다.

전통적인 서비스인 실사와 평가 업무에서 안정적인 전문성을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덕분이다.

향후 삼일PwC는 회계·재무, IB(투자은행), 컨설팅, 부동산 등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민 대표는 “IB 경험이 많은 크로스보더 M&A 전문가들을 파트너로 영입하고 있고, 부동산 컨설팅 영역도 업계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비즈니스 환경 변화가 극심한 최근 상황에서 고객 관점에서 어떤 가치 창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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