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과 적정 밸류에이션 관건

“현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섹터·테마형이나 인덱스 추종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주식처럼 개인이 직접 투자 판단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액티브 운용 전략을 펼치는 공모펀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홍석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ETF 테마를 잘못 선택할 경우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보기 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KCGI 코리아펀드 시리즈의 대표 상품인 ‘KCGI 코리아 1호’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해 설정액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중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9.6% 하락한 가운데 이 펀드는 12.4%의 수익률을 거뒀다.
김 본부장은 “특정 업종·테마에 베팅하지 않고 유망한 종목을 선정해 액티브한 운용에 집중했다”며 “종목별로 상관 관계가 낮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를 낮췄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고 밸류에이션이 싸거나 적정한 기업을 찾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CGI 코리아 1호’는 삼양식품, 리가켐바이오, HD현대일렉트릭, SK하이닉스 등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유하지 않아 수익률을 방어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화장품과 음식료 등 소비재 산업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가 잘 나갔다면, 최근에는 틱톡·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 유행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며 “인디브랜드 기업과 화장품을 효율적으로 유통하는 회사들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오른 삼양식품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비싸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양식품은 실적을 동반한 주가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 매출, 영업이익 성장 없이 주가만 올라간 일부 기술, 바이오주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반도체주는 미국 빅테크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이 싸다”며 “엔비디아 주가가 연초 대비 조정된 반면 삼성전자가 4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오른 것도 그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헬스케어 종목의 경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항암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준 ‘KCGI 코리아 1호’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3.34%로 코스피 지수 대비 19.08%포인트 초과 성과를 냈다.
지난달 21일 기준 ‘KCGI 코리아 1호’ 펀드는 삼성전자(15.36%), 실리콘투(7.62%), 삼양식품(7.56%), 하이브(5.78%), 휴젤(5.65%)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KCGI 코리아펀드의 목표는 시장 대비 꾸준한 초과 수익을 거두는 것”이라며 “올해는 미국에 몰렸던 자금이 분산되면서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26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딜로이트FAS, 스커더인베스트먼트, 도이치투자신탁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등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 2013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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