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을 두고 증권가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한 상황이지만 6만전자까지 눈높이를 낮춰 잡은 증권사의 보고서가 발간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미 삼성전자의 주가에 모든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증권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iM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7만1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하향한 보고서는 총 11건이 발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6만원 선까지 낮춘 건 iM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받아 든 데 이어 1분기 실적도 전 분기와 유사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5조원, 6조5000억원으로 발표했다. 매출은 예상보다 제품 판매가 부진했고, 영업이익의 둔화는 이익률의 부진과 함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iM증권은 1분기 DDR4 가격의 하락 본격화,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가격의 하락 개시,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의 정체에 따라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6% 하락하고, 낸드 ASP는 10% 또는 그 이상의 낙폭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계절적 수요 감소·고객들의 재고 축소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고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본격적인 주가 상승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낙폭이 이미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KB증권은 최근 6개월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32% 하락해 주가순자산비율(P/B) 0.9배로 역사적 하단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중 HBM3E 12단과 HBM4에 대해 생산 내부 승인(PRA)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엔비디아 HBM 제품 승인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랙웰 출시 지연에 따른 시간적 여유 확보와 웨이퍼 투입량 감소 및 전략적 감산 시작 등을 고려하면 오는 반기부터 D램, 낸드의 전반적인 수급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7만원으로 유지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목표주가 감안 시 상승 여력은 30% 이상인 반면 하락 위험은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돼 하반기 실적 개선을 고려할 때 모든 악재는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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