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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최강 AR클라이밍으로 교육과 건강 모두 잡아야죠.”

‘한국형 AR클라이밍’ 개발한 성광제 아스포즈 대표
‘모바일 게임 탈출과 전신 운동 효과’ 입소문 확산

  • 이창훈
  • 기사입력:2021.07.23 11:21:53
  • 최종수정:2021-07-23 15: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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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도쿄올림픽에서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가 새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이다.

클라이밍 자체가 스포츠인데 그 앞에 스포츠를 한번 더 강조한 것은 그만큼 다이나믹하고 운동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자연암벽은 위험과 스릴이 높지만 오르는 것 그 자체가 목표인 반면, 스포츠클라이밍은 실내 인공암벽을 상하좌우로 이동한다.

수직운동과 수평운동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훨씬 스피디하고 운동량이 많다.

이 스포츠클라이밍에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마치 비디오게임처럼 즐길 수 있게 한 AR클라이밍이 교육현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확산돼 가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등 모두 16개 학교에 설치됐다.



AR클라이밍 운동시설인 ‘T클라임’을 개발한 성광제 아스포즈 대표는 체육교육학을 전공하고 산악스포츠 관련 사업에 종사해 왔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특임교수를 겸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로에 연구소와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새로운 게임 프로그램 개발에 열중하는 성 대표를 만나봤다.



성광제 아스포즈 대표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연구소에 설치된 T클라임 암벽장치에서 AR클라이밍 시연을 보여주고 있다.
성광제 아스포즈 대표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연구소에 설치된 T클라임 암벽장치에서 AR클라이밍 시연을 보여주고 있다.



핀란드에서 개발된 AR클라이밍에 한국적 역동성 접목


“AR클라이밍의 초기 모델은 창조성 함양으로 유명한 북유럽 교육강국 핀란드에서 개발됐어요. 인공암벽 위에 빔 프로젝터로 광선을 주사해 이동해야 할 방향이나 붙잡아야 할 홀더를 알려주는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것이었죠.

여기에 모바일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의 액티브한 게임 콘텐츠를 결합시켜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한국 특유의 재미와 역동성이 강조된 ‘다이나믹 AR클라이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AR클라이밍은 높이 3.5m 폭 4~5m 크기의 인공암벽과 빔 프로젝터 그리고 키오스크가 한 세트로 구성된다.

여느 인공암벽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게임이 시작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환상의 심해저가 되거나 스파이더맨이 날아다니는 영화 세트장이 되거나 눈 덮인 에베레스트산이 되기도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열광하게 되는 것은 마치 모바일게임 화면 속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 때문이다.



“게임메뉴는 연출되는 배경을 기준으로 에베레스트산의 수직 암벽을 오르는 듯한 에베레스트(EVEREST), 두더지 잡기 놀이 같은 팜팜(FARM FARM), 심해에서 상어와 노니는 듯한 티아일랜드(TISLAND), 스파이더맨이 되어 벽을 타고 오르는 타라(TARA) 핸드폰게임 애니팡(Anypang)을 암벽에서 하는 세라팡, 다양한 루트를 만드는 루트메이커 등 게임을 출시하고 후속으로 다양한 게임을 제작하고 있어요.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서도 키즈(KIDS)와 노멀(NORMAL), 프로(PRO)모드로 나뉘어지지요.

AR클라이밍의 몰입도를 좌우하는 것이 이색적인 게임 환경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개발해내고 있습니다.”


AR클라이밍에 대한 성 대표의 설명에는 듣는 사람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흡인력이 있다.

단순한 스포츠 사업이 아니라 ‘교육과 건강’이라는 시대의 교의(敎義)를 실현하려는 특유의 신념 때문인 듯 하다.



“우리 아이들을 스마트폰과 모바일게임 과몰입에서 하루 몇 시간이라도 해방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왔어요. 수영, 축구 같은 야외활동도 좋겠지만 학과수업의 연장이라고 느껴서인지 마지못해 하는 것 같더군요.

사실 어떤 일이라도 자기가 좋아서 즐기는 것과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은 성과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나게 되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AR 클라이밍 활동은 다른 운동에 비해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훨씬 강력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AR클라이밍에서 AR은 몰입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능이고, 운동의 효과측면은 스포츠클라이밍과 같다.




상하체와 전신근육 활용해 성장판 자극과 다이어트 효과


“클라이밍은 홀더를 잡고 상하좌우 이동을 하면서 중심잡기, 당기기, 밀기, 버티기 동작을 모두 취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팔다리의 안 쓰던 작은 근육까지 모두 움직이게 되죠.

또 손끝부터 발끝까지 상체와 하체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기 때문에 칼로리 소모가 높고 균형잡힌 몸매를 가꾸어 줍니다.

클라이밍은 70㎏ 성인 기준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이 588㎉로 테니스(493㎉), 에어로빅(457㎉), 볼링(211㎉)보다 앞서고, 짧은 시간 운동으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답니다.

다이어트에도 좋고, 성장기 아이들의 성장판을 자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해소와 자신감 성취감 향상을 통해 현대인이 빠지기 쉬운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최근 가상현실(VR)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현실과 유사한 환경에서 세컨드라이프를 구가하는 메타버스 트렌드와는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VR기기는 헬멧처럼 머리에 쓰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Head Mounted Display)’ 형태를 갖고 있어서 시야를 차단하고 디스플레이에만 집중하게 합니다. 이 때문에 오래 VR기기에 오래 몰입하다보면 현실과 단절되는데서 발생하는 인지부조화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를 시뮬레이션 멀미(simulation sickness)현상이라고 하죠.

인공암벽 없이 VR기기를 머리에 쓰고 가상공간에서 움직이는 VR클라이밍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나 스포츠의학자들은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권하지 않습니다.

AR클라이밍은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환경에서 오히려 현실을 더 몰입감 있게 즐기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적으로도 모든 신체부위를 활용함으로써 두뇌 활동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고 성장기 아이들의 인지기능 발달에도 효과적이에요.

AR클라이밍을 국민 스포츠로 확산시켜 가족과 친구끼리 삼삼오오 즐기면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성 대표는 최근 한국체육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AR기능을 활용한 스포츠클라이밍의 운동효과와 교육효과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AR클라이밍 체험공간을 오는 8월8일 오픈해 보다 많은 사람이 체험기회를 갖도록 할 계획이다.

체험공간은 하남시 미사강변서로 22 에코큐브지식산업센터 716호에 위치해 있다.

구글에서 ‘아스포즈’를 검색하면 홈페이지가 안내된다.

글 사진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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