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진, 최혜미에 3:1 역전승,
‘마의 16강’ 넘고 개인 첫 4강
“연습할 때는 괜찮은데 경기만 나가면 실력의 절반밖에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강 하프’다. 성이 강 씨인데다 ‘하프(half)’를 붙여,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절반밖에 보여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강유진이 오랫동안 자신을 따라다닌 ‘강 하프’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마의 16강을 넘어 LPBA 첫 4강 무대에 올랐다.
강유진은 3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킨텍스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6/27시즌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LPBA챔피언십’(이하 에스와이LPBA) 8강전에서 최혜미(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3:1(3:11, 11:5, 11:6, 11:5)로 꺾고 4강에 올랐다.
LPBA 원년 멤버 강유진의 올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5월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LPBA챔피언십에서 16강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동안 LPBA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이번 대회 전까지 네 차례. 그러나 모두 패하며 8강을 밟아보지 못했다. 16강만 올라가면 이상하게 부담이 커졌고, 평소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6강에서 만난 상대는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 조예은. 조예은은 ‘우승후보’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를 비롯해 연이어 강자들을 꺾으며 16강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강유진은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자신의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8강전 상대는 최혜미. 시즌 개막전 32강에서 승부치기 끝에 승리를 거뒀던 상대인데 두 달 만에 리턴매치를 가졌다. 이번에는 4강행 티켓이 걸려있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강유진은 첫 세트를 3:11(7이닝)로 내줬다. 그러나 2세트부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초구부터 하이런 7점을 터뜨리며 2세트를 만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탄력받은 강유진은 3세트(11:6)와 4세트(11:5)를 여유있게 이기며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오랫동안 넘지 못했던 16강의 벽을 넘어선 데 이어 자신의 LPBA 최고 성적을 4강으로 끌어올렸다.
강유진은 “4강에 올라왔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까지 16강에 다섯 번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그 벽을 깼다는 게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강유진은 (강 하프라는 별명답게) 예전에는 쉽게 흔들렸다. 실수하면 계속 자책하다 보니 평소 실력이 경기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강유진은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한 해설위원 활동도 또하나의 공부가 됐다. 물론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다.
강유진은 “선수가 해설위원까지 하니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다. 비난도 관심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이겨내는 편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경기를 분석하고 해설하면서 배우는 것도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LPBA 원년부터 투어를 누벼온 강유진에게 당구는 처음부터 자신의 전공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부터 극단에서 연극을 시작했고,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대학에서도 연극을 전공했다. 꿈은 배우였다.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꿈이었던 강유진은 당구와 인연을 맺은 뒤 또다른 무대에 서게 됐다
강유진의 4강 상대는 강호 김민아(NH농협카드)다. 김민아는 8강에서 강지은(하이원리조트)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또다른 4강전은 한슬기(하나카드)와 박정현(하림)이다. 한슬기는 김예은을 3:2, 박정현은 백민주를 3:1로 물리쳤다.
강유진은 “4강에서 이겨 결승에 가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는게 더 중요하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pppig112@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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