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급성장 성인선수에 필적,
국내외 무대서 실력 발휘
“재능있는 10대 선수가 한꺼번에 나온 적은 없었죠. 1977~80년생인 최성원 허정한 고김경률 조재호 강동궁, 90년대생 김행직 김준태 이범열 조명우 이후 한국당구의 새로운 황금세대가 아닌가 싶네요.”
방송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성낙훈 강원당구연맹 전무의 분석이다.
이러한 평가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이 세대의 등장은 고무적이다.
90년대 김행직 이범열 조명우 이은 신황금세대
최근 들어 김도현 김현우 김건윤 양승모 김대현 이규승 편준혁 오은석 최우현 김은호 송윤도 등 10대 선수들이 비상하고 있다. 2010년생 15세 동갑내기 김현우와 김대현(15세)부터 2007년생 18세 김건윤에 이르기까지 10여 명의 당구 인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당구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이들 2000년대생 ‘한국당구 신 황금세대’는 단순한 당구유망주와 기대주 차원을 뛰어넘는다. 국내외 대회에서 이미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단적인 예가 지난 9월 경남고성군수배전국당구대회다. 남자3쿠션 부문에 10대 선수 6명이 쟁쟁한 선배를 제치고 64강에 진출했다. 최소한 256강, 128강 두 번에 걸쳐 성인선수를 이겼다는 얘기다.
막내인 김현우(수원 칠보중3)는 이미 당구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해 최연소(14세)로 출전한 서울3쿠션월드컵에서 4연승으로 3차예선(PQ)까지 진출, 당구팬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압권은 지난 7월 남원전국당구선수권에서다. 김민석과 김행직을 차례로 꺾고 4강전에서 조명우 간담을 서늘케하며 48:50 단 두 점차로 역전패했다.
톱클래스도 긴장, 당구팬 관심도 덩달아 높아져
올해 아시아캐롬선수권 U-22 우승자인 김도현(부천상동고부설방통고)은 꾸준히 3쿠션월드컵에 출전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2024년 11월 대한체육회장배에선 김준태를 물리치고 8강까지 올랐고, 3쿠션월드컵에서도 두 차례나 최종예선(Q라운드)에 진출했다.
김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3)과 양승모(인천)는 지난해 부산당구연맹과 인천당구연맹 평가전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건윤은 유청소년선발전을 통과, 오는 11월 광주3쿠션월드컵에도 출전한다.
김대현(시흥 대흥중2) 이규승(홍천 서석고2) 편준혁(경동고부설방통고1) 오은석(춘천고부설방통고2) 송윤도(홍성고부설방통고1) 김은호(부산예원고3) 최우현(호원방통고3)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 ‘신황금세대’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열성적인 아빠, ‘당구대디’가 뒤를 받쳐주고 있다. 대부분 아빠 손에 이끌려 당구를 시작했고, 당구선수가 됐다. 또한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스승에게서 체계적으로 당구를 배운다. 초등학교~중학교때 당구 기본기를 배우고 이후 집중적인 연습으로 가파르게 실력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일반 고등학교보다는 방통고를 선호한다. 당구연습할 시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도현 김건윤 편준혁 오은석 송윤도 최우현이 그렇다. 매일 통학해야 하는 일반 고등학교와 달리 방통고는 통신수업으로 대신하고 당구연습메 매진할 수 있다. 양승모는 지난해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현재 중3으로 고교진학을 앞두고 있는 김현우와 김대현도 방통고와 검정고시, 일반 고등학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말하자면 ‘당구대디’의 열성과 체계적인 교육, 당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어우러져 ‘신 황금세대’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이들의 등장은 한국 당구를 위해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우선 또래 선수끼리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지난 9월 경남고성군수배에서 전국대회 첫 64강에 오른 편준혁은 “형이든 동생이든 실력이 뛰어난 10대 선수가 많아 긴장하고 있다. 특히 (김)현우 활약이 자극이 된다”고 했다.
기존 성인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됨은 물론이다. 김민석 김행직 조명우는 물론 서창훈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은 이미 10대 선수들의 뜨거운 맛을 본 적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바짝 긴장하고 신발끈을 동여매야 한다.
팬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전국당구대회 때마다 10대 선수들 활약에 눈길이 간다. 조명우나 허정한 김행직 등 톱클래스 선수와 매치업이 되면 결과가 궁금해진다. 주니어 시절 김행직 조명우에 이어 오랜만에 보는 현상이다.
2000년대 후반에 태어난 10대 당구선수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한국당구를 이끌어갈 훌륭한 재목이 되길 기대한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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