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철벽’ 리오 퍼디난드에게도 부담스러운 상대가 있다. 바로 ‘외계인’ 호나우지뉴다.
퍼디난드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해 실드 유나이티드의 주장으로 참석한 그는 이번에도 실드 유나이티드를 대표한다.
아이콘매치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한국에서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다. 13일 출전 선수들의 1vs1 끝장 대결, 터치 챌린지, 파워도르(슈팅대결), 커브 슈팅 챌린지 등 이벤트가 열리며, 14일에는 실드 유나이티드와 FC스피어의 메인 매치가 개최된다. 지난해 메인 매치에서는 실드 유나이티드가 FC스피어를 4-1로 격파했다.

퍼디난드는 반격에 나서는 FC스피어의 전력을 경계했다. FC스피어는 지난해 실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해 MOM(경기 MVP)에 선정됐던 클라렌스 세이드로프를 영입했고, 웨인 루니, 가레스 베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스티븐 제라드 등이 새로 합류했다.
퍼디난드는 이를 두고 “이벤트 경기인데 리버풀, 첼시, 노팅엄 포레스트처럼 선수단을 다 갈아엎으면서 영입하는 것은 반칙이 아닌가. 의문이다. 이적시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난해 우리 팀에서 뛰었던 세이도르프가 FC스피어로 향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럼에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은 변함없다. 퍼디난드는 “경기는 훌륭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즐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퍼디난드는 전력보강을 마친 FC스피어 선수 다수를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맞서고 싶은 선수보다는 디디에 드로그바, 티에리 앙리, 루니, 호나우지뉴를 경기장에서 피하고 싶다. 악몽이다”라며 “양 팀 모두 경이로운 선수들이 많다. 감사한 부분이 많다. 현역 시절보다 속도는 떨어졌겠지만, 한 시대 재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나우지뉴가 가장 기대된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선수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선수다. 호나우지뉴는 우리 세대 모든 선수가 좋아했던 선수다. 기술, 골, 패스 등 실력을 넘어 특유의 미소를 지녔다. 그는 팬들에게도 미소를 주던 선수다. 그의 활약을 손꼽아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이콘매치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감독의 존재다. FC스피어는 아스널의 명장 아르센 벵거 감독을, 실드 유나이티드는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선임했다. 맨유에서 활약했던 퍼디난드에게는 두 감독 모두 아스널, 리버풀을 이끌었던 라이벌 팀 감독인 셈. 그는 “비록 라이벌 출신이었지만, 우리는 축구라는 종목 아래 모두 한 가족이다.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답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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