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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떠나는 ‘끝판왕’ 오승환, 일구대상 수상 “韓 야구 발전에 힘 보태고 싶다”

  • 김원익
  • 기사입력:2025.09.02 07:18:21
  • 최종수정:2025-09-02 07: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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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2025년 ‘뉴트리디데이 일구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단법인 일구회(회장 김광수)는 지난 8월 28일 일구대상 선정위원회에서 오승환을 2025년 뉴트리디데이 일구대상 수상자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KBO 리그 통산 427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지난 2005년 2차 1라운드(5순위) 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데뷔 첫해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뒤 전설과도 같은 성적을 쌓아올렸다.

2006년과 2011년에 각 4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427세이브, 19홀드, 44승33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겼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뛰면서 철벽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보여주며 전문 불펜 마무리 투수의 가치를 사실상 한국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키고 만들어냈다.

오승환이 올린 427세이브는 단연 KBO리그 구원 세이브 부문 1위 기록이다. 아직 KBO리그에는 오승환을 제외하면 400세이브는 물론 30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도 없다. 2위가 손승락 현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현역 시절 현대-넥센-롯데에서 올린 271세이브다.

오승환의 427세이브 기록은 단순하게 환산해도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의 기준으로 꼽히는 한 시즌 30세이브 이상을 한해도 빠뜨리지 않고 14시즌 이상 기록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승환은 꾸준했을 뿐만 아니라 전성기는 물론 불혹을 넘어선 최근까지도 압도적인 투수였다.

실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6회) 및 최초 3연속 구원왕(2006∼2008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역대 최다인 28연속 세이브(2011∼2012년) 기록은 물론,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및 구원왕(2021년) 기록도 갖고 있다.

그것도 KBO리그에서만 뛰면서 낸 기록이 아니다. 오승환은 해외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시작은 일본야구였다. 오승환은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삼성의 통합 3연패를 이끈 뒤에는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해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온즈 구단도 적극적으로 오승환의 이적을 지원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2시즌만에 80세이브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일본 프로야구 세이브왕에 오르며 한국야구에 이어 일본야구에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후 MLB로 무대를 옮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토론토, 콜로라도 등 3개 팀에서 마무리 투수와 셋업맨으로 뛰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이었던 2016시즌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데뷔 시즌 76경기서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 1.92, 79.2이닝 103K 18사사구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마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통산 42세이브, 45홀드, 16승13패,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2019년 여름 삼성 라이온즈로 컴백했다. KBO리그로 돌아온 이후 오승환은 2021년 64경기서 리그 최다인 44세이브(ERA 2.03)의 특급 성적을 올리며 한국 야구 통산 최고령 세이브왕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듬해인 2021년 31세이브, 2022년 30세이브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2024시즌에도 전반기까지 24세이브를 올리며 활약을 이어갔지만 후반기부터 급격한 하향세를 겪었다. 결국 마무리 투수 보직을 반납한 오승환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제 구위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전성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그런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설욕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시즌 전 모친상을 겪는 등 개인적인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올해 6월 1군에 복귀해서도 오승환은 11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 8.31로 부진했다. 치열한 승부 경쟁이 펼쳐진 후반기까지 거취를 두고 최근까지 고심했던 오승환이 결국 계약 마지막해 시즌을 마친 이후 은퇴를 결심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그의 업적을 기려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는 박철순(OB 베어스), 송진우(한화 이글스)에 이어 KBO 세 번째 21번 영구결번이다.

김광수 회장은 “오승환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역사를 새로 쓴 전설이자, 국제 무대에서도 위상을 드높인 상징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오승환은 “큰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밝혔다.

일구회는 일구대상을 제외한 최고타자와 최고투수상 등 9개 부문의 수상자는 11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오전 11시,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리며, IB스포츠가 생중계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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