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세 미만’을 ‘22세 이하’로 오인,
국가대표로 선발했다가 탈락시켜
당구계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했다.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무자격 선수가 선발전에 출전했고, 해당선수는 국가대표에 뽑혔으나 나이제한에 걸려 탈락한 것이다.
대한당구연맹(회장 서수길)은 지난 18~19일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9월 스페인)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을 개최, 4명을 선발했다. 이후 한국에 출전티켓이 1장이 추가됐고 선발전서 5위를 차지한 A선수가 뽑혔다.
경위파악 및 대표 선발 시스템 점검이 우선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A선수 나이가 22세8개월로 세계선수권 나이 기준(22세 미만)을 초과, 주최측인 세계캐롬연맹(UMB)이 제동을 건 것. 대한당구연맹이 부랴부랴 A선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6위인 B 선수를 새로 대표로 뽑았다.
A 선수는 불과 며칠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맛봤다. 선발전 출전-탈락-추가 선발-탈락을 거쳐 졸지에 ‘무자격선수’가 됐다.
이 모든 사달의 책임은 대한당구연맹에 있다. 당구연맹은 선발전 요강에 나이기준을 ‘22세 이하’로 고지한 것. UMB의 ‘22세 미만’과 엄연히 다르다.
대한당구연맹이 지난 23일 급히 사과문을 내고 머리를 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지 않도록 선발전 규정 검증 절차 강화, 담당자 교육 및 책임체계 확립 등 재발방지도 약속했다.
종목을 떠나 스포츠 선수에게 태극마크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자 평생 따라다니는 명예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면 인정을 받고 혜택도 따라온다. 많은 선수들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더군다나 한국 대표선수가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에 올해만 출전하는 것도 아니다. 멀리 김행직(2007년 첫 우승)부터 최근인 2023년, 2024년까지 꾸준히 출전해왔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이런 일이 터진 것이다. 단순 행정상의 실수로만 받이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뭔가 당구연맹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 및 파견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뽑힌 선수는 자긍심을 갖고 탈락한 선수는 흔쾌히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파문은 당구연맹의 사과문 한 장으로 어물쩡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정확한 경위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또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철저히 재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사과와 재발방지책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한당구연맹의 적절한 조치를 기대한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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