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 영웅은 황준서(한화 이글스)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를 5-0으로 격파했다.
선발투수 황준서의 역투가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뽐내며 SSG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초 박성한의 우전 안타와 안성현의 우중월 2루타로 무사 2, 3루에 몰린 것.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정(낫아웃), 기예르모 에레디아(삼진), 한유섬(삼진)을 물리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회초부터는 거칠 것 없었다. 고명준(삼진), 최지훈(유격수 플라이), 류효승(3루수 땅볼)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초에는 조형우(중견수 플라이), 박성한(삼진), 안상현(3루수 땅볼)을 돌려세웠다.
4회초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최정, 에레디아를 유격수 땅볼,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한유섬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고명준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초에는 최지훈(2루수 땅볼), 류효승(3루수 땅볼), 조형우(삼진)을 막아냈다.
마지막까지 깔끔했다. 6회초 박성한(투수 땅볼), 안상현(중견수 플라이), 최정(중견수 플라이)을 물리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86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측정됐다.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황준서는 이후 한화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함에 따라 시즌 2승(6패)을 수확하는 기쁨도 누렸다. 황준서가 선발승을 챙긴 것은 2024년 5월 29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51일 만이다.

2024년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황준서는 이번 SSG전 포함 통산 49경기(111.2이닝)에서 3승 1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마크한 좌완투수다. 특히 올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전반기 중순부터 전천후로 활동하며 한화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공을 인정 받아 전반기 막판부터는 부진에 빠진 엄상백을 대신해 5선발로 낙점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좋지 못했다. 이번 일전 전까지 후반기 3경기(5.1이닝)에 나섰지만, 3패 평균자책점 20.25에 그쳤다. 다행히 이날은 달랐다. 쾌투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무엇보다 위기에 몰린 한화를 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역투였다. 최근 한화는 지긋지긋했던 6연패에 빠져 있었다. 연패가 더 길어질 경우 1위 추격은 물론 2위 수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황준서가 있었다. 황준서의 호투로 6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66승 3무 48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1위 LG 트윈스(72승 3무 43패)가 KIA 타이거즈를 6-2로 격파하며 승차는 5.5경기가 유지됐다.
한편 24일 경기를 통해 연승 및 위닝시리즈에 도전하는 한화는 선발투수로 우완 라이언 와이스(13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출격시킨다. 이에 맞서 SSG는 우완 송영진(2승 4패 평균자책점 5.36)을 예고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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