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현 김현우 정상욱과 함께 선발,
2022년 대회땐 무패로 예선탈락
지난 18~19일 김포 페리빌리어드에서는 장차 한국당구를 짊어지고갈 74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9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위해서다.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은 미래 당구스타의 등용문이다. 김행직(4회 우승) 조명우(3회 우승)은 일찌감치 주니어무대를 평정한 후 세계정상의 선수로 성장했다.
세계대회와 국가대표라는 책임감에 맹연습
이번 선발전에는 김도현(부천상동고부설방통고 2) 김현우(수원 칠보중3) 손준혁(부천시체육회) 정상욱(서울)이 18.5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표로 뽑혔다. 한국은 2023년 오명규(강원) 우승에 이어 2년만의 정상탈환을 노린다.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에 출전할 국가대표 4명의 각오를 들어봤다. 두 번째는 2022년 이후 3년만에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된 손준혁이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부천시체육회 소속 손준혁이다. 중학교 3학년부터 당구선수로 활동 중이고 현재 당구수지는 40점이다.
▲3년만에 다시 주니어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평소대로 경기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대표가 된 당일만 기쁨을 누리고 이튿날부터 다시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다.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김동룡 선수(서울)에게 조언받고 있다.
▲선발전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텐데 바로 연습을 시작한 이유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48명)보다 26명이 많은 74명이 참가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아쉽게 탈락한 70명의 친구를 대신해서 세계대회에 출전한다는 책임감과 국가대표라는 타이틀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당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2학년까지 축구선수로 꿈을 키우다 부상으로 접었다. 당시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아 잠시 방황하던 시기에 당구장을 다녔다. 그때 아버지 권유로 당구를 치기 시작했고, 중학교 3학년에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배웠다.

▲당구가 자신에게 잘 맞았나.
=당시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축구를 대신하는 거라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공으로 하는 걸 좋아해서 시간이 갈수록 당구를 즐겼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당구도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짜릿하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3년 전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1승도 못하고 (패배도 없이)예선탈락해서 아쉬움 반, 동기부여 반이었다. (당시 손준혁은 디미트리오스 셀레벤타스(그리스)와 25:25(27이닝), 막심 파나이아(프랑스)와 25:25(21이닝) 등 2무 조3위에 머물렀다) 일찍 탈락해서 당시 함께 출전했던 (고)준상이 형과 (박)정우가 나란히 2승으로 본선에 올라가 열심히 응원했다.(웃음) 이 일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스스로 더 채찍질하며 연습했다.
▲당구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 것 같다.
=언젠가는 조명우 선수처럼 세계1위에 오르고 싶다. 그래서 당구 실력을 키우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예전에 3쿠션월드컵에 나갔는데 트란퀴옛치엔(세계랭킹 3위)이나 타이홍치엠(세계랭킹 19위)과 같은 베트남 선수 플레이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박정우 선수와 같이 2023년 12월부터 호치민에서 두 달 정도 머무르며 다오 반 리 선수에게서 배우기도 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당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승부처만 되면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은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나아졌다. 그래도 당구라는 스포츠가 큐미스 한두 개로 승패가 갈리기 떄문에 조금은 더 차분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번에 뽑힌 주니어 국가대표 중 유일하게 세계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데.
=세계대회에 나가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선수 기량이 세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뽑힌 (김)현우는 요즘 날아다니는 정도고 (김)도현이나 (정)상욱이 형도 실력이 좋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주니어 국가대표와 사이는 어떤지.
=(김)도현이는 3쿠션월드컵 나갈 때 룸메이트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친하다. (정)상욱이 형도 고등학생 때 잠시 같이 연습했다. 근데 워낙 기간이 짧아서 많이 친해지진 못했다. (김)현우야 대회장에서 자주 보고 막내지만 성격이 좋고 착하다.
▲이번 대회 목표는.
=3쿠션월드컵은 1년에 6~7차례 열려서 기회가 있지만 주니어선수권은 1년에 1번이다. 그마저도 나이 제한이 있어서 출전 기회를 잡는게 어렵다. 3년 만에 출전하는 만큼 긴장되지만 지난 대회 부진을 씻고 우승 트로피를 갖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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