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못 했어도 다음 경기에서는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준비했다.”
김형준(NC 다이노스)이 맹타를 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굳은 마음가짐이 있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설종진 감독 대행의 키움 히어로즈를 12-4로 완파했다. 이로써 3연전 스윕승에 성공한 NC는 43승 5무 44패를 기록, 5할 승률 회복에 1승만을 남겨놨다.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격한 김형준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NC 승리에 앞장섰다.
초반부터 김형준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선발투수 우완 김윤하의 3구 144km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최정원의 땅볼 및 상대 3루수의 송구 실책으로 3루에 안착했으며, 박민우의 우월 3점포에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3-2로 쫓기던 4회말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사 2, 3루에서 김윤하의 2구 141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유격수 방면으로 향하는 땅볼 타구를 생산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휘집이 홈을 밟았다. 이때 키움 유격수 어준서는 3루로 공을 뿌렸는데, 송구가 빗나갔고, 2루에 있던 서호철마저 득점했다. 이 틈을 타 김형준은 2루를 노렸지만, 태그 아웃됐다.

NC가 6-4로 근소히 앞서던 6회말에는 화끈한 장타력도 뽐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윤하의 초구 114km 커브를 통타해 비거리 105m의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김형준의 시즌 13호포가 나온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8회말 무사 1, 3루에서도 키움 우완 사이드암 불펜 자원 원종현을 상대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이었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김형준을 비롯해) 초반 팀 타선이 힘을 내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형준은 홈런 친 상황에 대해 “최근 다시 타격폼이 좋아져 자신있게 쳤다”며 돌아본 뒤 “특별한 루틴은 없다. 매일 똑같이 연습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에 지명된 김형준은 우투우타 포수 자원이다. 2021~2022년 상무를 통해 군 복무를 마쳤으며, 통산 382경기에서 타율 0.214(911타수 195안타) 41홈런 1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9를 써냈다. 호쾌한 장타력과 더불어 빼어난 포수 수비 능력을 인정받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단 최근에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6월 타율 0.200(65타수 13안타)에 그쳤다. 이날 포함해 7월 타율도 0.216(37타수 8안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김형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그는 “전날 못 했어도 다음 경기에서는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준비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기 막판 4연승을 달렸던 NC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급격한 부진에 시달렸다. 경기력 또한 좋지 않아 많은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다행히 최근에는 나쁘지 않다. 키움 3연전을 싹쓸이하며 빠르게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순위는 8위이지만, 공동 5위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47승 1무 47패), KIA 타이거즈(46승 3무 46패), SSG랜더스(46승 3무 46패)를 0.5경기 차로 쫓고있다. 4위 KT위즈(50승 3무 45패)와의 격차도 3경기 차 밖에 나지 않아 사정권인 상황이다.
김형준은 “후반기 시작이 좋지 않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 다행히 금요일(25일)부터 경기가 잘 풀려 점점 분위기가 돌아왔다. 덕분에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며 “기다려 준 팬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팬 분들 응원을 들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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