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 FC 서울의 경기.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9분이었다. 제주 김학범 감독이 히든 카드를 꺼냈다. 김 감독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티아고(32·브라질)를 투입했다. 티아고의 제주 데뷔전이자 K리그1 복귀전이었다. 티아고는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며 팀의 3-2 역전승에 이바지했다.
티아고는 산투스 FC(브라질),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시미즈 에스펄스, 사간 도스, 감바 오사카, 도쿠시마 보르티스(이상 일본), 우타이타니 FC(태국)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티아고에겐 K리그1도 익숙하다. 티아고는 포항 스틸러스, 성남 FC, 전북 현대 등에서 뛰었다.
티아고가 한국 축구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때가 있었다. 성남 유니폼을 입고 뛰던 2016시즌 K리그1 전반기였다. 티아고는 2016시즌 K리그1 전반기 19경기에서 13골 5도움을 기록했다. 이때 성남을 이끌었던 이가 제주 김학범 감독이다.



티아고는 “김학범 감독은 내 축구 인생을 바꾼 지도자”라며 “제주를 선택하는 데 김학범 감독의 존재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MK스포츠’가 제주 데뷔전이자 K리그1 복귀전을 마친 티아고와 나눴던 이야기다.
Q. 제주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1 복귀전이기도 했다.
6년이란 세월이 흘러 K리그1으로 돌아왔다. 제주 데뷔전이었다. 아주 의미 있는 경기였다. 한국에서 다시 축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내가 브라질을 떠나 국외 생활을 시작한 곳이 한국이다. 한국 생활엔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할 자신이 있다.
Q. 제주에 합류하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나.
대부분의 시간을 일본에서 보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진 태국에서 뛰었다. 여러 국가, 도시를 경험했다. 다양한 문화, 여러 축구 스타일을 익히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국외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한국으로 돌아왔다. 느낌이 아주 좋다.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의 도약에 앞장서고 싶다.
Q. 2016시즌 사제의 연을 맺었던 김학범 감독과 재회했다.
기억이 생생하다. 김학범 감독님과 2016시즌 호흡을 맞추면서 아주 좋은 축구를 했다. 김학범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밖에 없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2016시즌 김학범 감독께 많은 걸 배운 것 같더라. 이것이 제주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Q.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웠던 건가.
수비다. 나는 김학범 감독님을 만나기 전까지 수비를 몰랐다. 수비란 걸 제대로 해본 적 없고, 잘하지도 못했다. 김학범 감독님을 만나서 수비를 배웠다. 수비의 중요성을 알았고, 수비력이 있어야 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김학범 감독님에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Q. 많은 팬이 2016시즌 전반기 티아고를 기억한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그때와 지금의 티아고는 무엇이 다른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웃음). 그땐 20대 초반이었다. 힘과 자신감이 넘쳤다. 이젠 30대 베테랑이 됐다. 어떤 상황에서든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경험이 있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열정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라운드에선 승리를 원한다. 나는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 좋은 경기력으로 매번 박수받고 싶다. 내 열정을 팬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Q. K리그1에서 상대했던 제주는 어떤 팀이었나.
이야기하기가 조금 어렵다. 어떤 팀이든 변화가 있다. 내가 상대했던 제주와 지금의 제주는 많은 게 달라졌다. 같은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한 건 현재의 제주는 ‘아주 좋은 팀’이란 사실이다.



Q. 제주가 티아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목표는 명확하다. 나는 항상 우승하고 싶다. 지금 순위표를 보면, 전북이 치고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전북 밑으론 승점 차가 크지 않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 최소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은 따내고 싶다. 기회를 잡아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