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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LA나 뉴욕보다 훨씬 더워” ‘지메시’ 지소연도 혀를 내두른 극강 더위···“숨도 잘 안 쉬어지는 날씨였어” [MK피플]

  • 이근승
  • 기사입력:2025.07.10 10:54:00
  • 최종수정:2025.07.10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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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 지소연(34·시애틀 레인 FC)이 패배 위기에 놓였던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을 구했다.

한국은 7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극적인 무승부였다. 한국이 중국에 1-2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이었다. 지소연이 중국 진영에서 공을 잡았다. 지소연이 간결한 드리블 이후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지소연의 발을 떠난 공이 우아한 궤적을 그리며 중국 골망을 출렁였다.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167번째 A매치에서 73번째 득점포를 가동한 지소연. 지소연이 중국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중국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전에 득점할 기회가 더 있었다. 그걸 득점으로 연결했다면, 쉬운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후반전에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

Q.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2월 23일 ‘2025 핑크 레이디스컵’ 태국전 이후 첫 득점이다.

굉장히 오랜만에 골이다. 중국과의 맞대결은 항상 힘겹다. 오늘도 그랬다. 그래도 지고 있는 경기를 동점으로 마쳤다는 건 고무적이다. 대표팀 구성원 중 절반 이상이 어린 선수다. 그 선수들이 A매치 경험을 더해서 빠르게 성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매우 무덥고 습한 날씨였다.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괜찮았나.

한국에서 여름에 뛰는 게 오랜만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도 덥고, 뉴욕도 매우 덥지만, 한국이 더 더운 듯하다. 경기를 뛰면서도 한국의 무더위에 놀랐다. 다음 상대가 일본이다. 회복이 중요하다. 휴식을 잘 취해서 좋은 경기 펼칠 수 있게 하겠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어준다. 좋은 시너지를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Q. 후반으로 갈수록 기동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날씨의 영향이었을까.

우리가 90분 내내 압박할 수 없는 날씨였다. 오후 8시 경기였다. 그런데 너무 덥고 습했다. 숨도 잘 안 쉬어지는 날씨였다. 상대를 더 압박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어떤 시간대에 상대를 압박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Q. 최근 대표팀에서 ‘세대교체’, ‘신구조화’란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아직까진 베테랑의 비중이 높은 듯한데. 어린 선수들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베테랑과의 실력 차를 좁힐 수 있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개인 기량이 올라와야 한다. 이영주, 최유리, 임선주 등이 부상으로 낙마한 상태다. 그 선수들의 공백을 어린 선수들이 메우고 있다. 그런데 실력 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틈을 좁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외에서 뛰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면, 우리 대표팀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Q. 후배들에게 직접 조언해 주는 것도 있나.

내가 대표팀에서 경험이 가장 많다. 지금껏 경험한 것들을 후배들에게 공유해 주려고 한다. 무조건 국외로 나가는 게 정답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은 국외에 있다. 그런 선수들과 부딪히다 보면 기량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그런 부분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Q. 대표팀에서 생기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까.

나는 오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본 축구를 보면 대단히 세밀하다. 그 격차를 좁히려면, 더 세밀해져야 한다. 마무리할 땐 더 집중해야 한다. 중국전 전반전에 1골밖에 넣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Q. ‘지소연이 대표팀을 떠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대표팀 후배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나이가 점점 차고 있다(웃음). 내년이면 대표팀 20년 차다. 화석이다. 대표팀에서 정말 오래 있었다. 물론, 대표팀은 여전히 영광스러운 자리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올라와야 한다. 내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최대한 도우려고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대표팀이 어떤 자리이고, 얼마나 영광스러운 자리인지 가르쳐주고자 한다. 그래야 대표팀이 아시안컵이나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나는 당장 내년 몸 상태가 어떨지 확신할 수 없다.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공유해 주려고 하고 있다.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Q. 콜린 벨 전 국가대표팀 감독 체제와 다른 점이 많은 것 같다.

콜린 벨 감독님이 계실 땐 수비에 중점을 뒀다. 신상우 감독님 체제에선 조금 더 공격적이다. 빌드업에 중점을 두면서 도전적으로 임하고 있다. 장슬기, 김혜리, 이금민 등 필요한 곳마다 베테랑 선수도 있다. 이 선수들이 빌드업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 덕에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다. 콜린 벨 감독님이 계실 때보단 좀 더 공격적인 색채가 있다 보니 축구가 조금 더 재밌는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장면이 나올 땐 뿌듯함도 느낀다.

[수원=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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