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윤 김민종 등 최중량급 선수들 기대 커
한국 유도,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체 준우승
대회 다녀온 조용철 대한유도회장 단독 회견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남녀 헤비급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발돋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년 뒤 LA 올림픽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5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 한국 유도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22일 오전 귀국한 조용철(64) 대한유도회 회장은 “이번 대회가 한국 유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조 회장과의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
-수고 많았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소감은?
“여자 78㎏ 이상급의 김하윤(25 안산시청)이 일본의 아라이 마오를 꺾고 우승한 것과 이 체급에서 동메달을 딴 이현지(18 제주 남녕고)의 입상이 주목할 만한 경사라 하겠습니다. 김하윤의 우승은 199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헤비급(당시는 72㎏ 이상)에서 문지윤이 우승한 이래 34년 만의 쾌거여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현지 또한 여자 78㎏ 이상급에서 김하윤의 대를 이을 가능성이 매우 큰 유망주입니다.”

- 혼성 단체전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2017년부터 신설된 혼성 단체전에서 일본을 제치고 올라온 조지아(그루지야)에 이어 2위에 오른 것도 사상 처음이어서 축하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과 2018년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으나 이후 6년간 입상하지 못했는데 최대 고비인 8강전에서 프랑스를 꺾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혼성 단체전 1회전에서 몽골에 4대0으로 승리한 뒤 8강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4대3으로 따돌렸으며 준결승에서는 독일을 4대0으로 완파했으나 조지아와의 결승에서 1대4로 역전패했다.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조지아는 인구 380만의 격투기 강국으로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 준결승에서 세계최강으로 불리는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혼성 단체전은 남녀 모두 7명의 선수가 치르는 경기로 일본이 2017년부터 8연속 우승했었다.
- 과거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국 유도가 최중량급(最重量級)으로 무게추가 옮겨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렇습니다. 김하윤 이현지 등 여자 최중량급은 물론 남자 최중량급도 강세입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민종(25 양평군청)입니다. 김민종은 작년 파리올림픽 100㎏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보성고 3학년이던 2018년 국가대표로 뽑힌 뒤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김민종은 이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땄습니다.”
김민종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조용철 회장이 1985년 서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헤비급에서 우승한 이후 39년 만의 경사였다. 조 회장은 “경량급, 중량급(中量級)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도 뛰어난 최중량급 선수들이 많아야 합니다. 경·중량급선수들이 최중량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 3년 뒤 LA 올림픽 유도 메달 획득을 위한 대책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성과는 정성숙(여자) 황희태(남자) 감독 이하 코치진의 열정적인 지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7월부터는 일본의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우승 주역이었던 다나카 미키(38) 코치를 다시 기용할 계획입니다. 선수들의 기량 강화를 위한 3개년 계획을 세워 2028년 LA 올림픽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조 회장은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땄으며 2021년부터 5년째 대한유도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1996년부터 용인대 교수로 근무 중이고 현재 직책은 용인대 대학원 원장.
이종세(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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